‘기아해결’ 경제회생 전기로(사설)

‘기아해결’ 경제회생 전기로(사설)

입력 1997-10-23 00:00
수정 1997-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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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기아문제를 법정관리로 매듭지었다.강경식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은 22일 기아자동차와 아시아자동차 등 기아그룹의 주요계열사들에 대해 산업은행을 대표자로 한 채권금융단 공동명의로 이번주안에 법정관리를 신청한다고 공식 발표했다.도산위기에 직면했던 기아그룹이 지난7월15일 부도유예협약대상으로 선정된 뒤 무려 3개월 이상의 긴 시간을 보낸 끝에 비로소 결말이 나게된 것이다.기아사태가 그동안 국민경제에 끼친 악영향이 엄청나게 컸던 사실을 고려할때 이번 법정관리결정은 너무 뒤늦은 감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앞으로 정부당국과 경제계가 합심해서 기아사태가 준 교훈을 밑거름삼아 값진 경제회생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으리란 기대와 함께 이번 결정을 일단 다행스런 것으로 받아들이는 바이다. 모든 경제현상에는 비록 비중의 차이는 있으나 득과 실의 양면성이 있다.기아사태도 국민경제적 폐해의 이면엔 기업자구노력에 대한 경각심 고취,경제정상화를 열망하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같은 귀중한 학습효과가 있음을 지나쳐 버릴수없다.때문에 우리는 지난 7월 기아사태 발생이후 지속된 대기업연쇄부도·금융외환시장불안·증권시장 붕괴조짐 등의 악순환이 법정관리결정을 계기로 종지부를 찍고 경제가 자생력 갖춘 경기활성화의 힘찬 모습으로 호전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러잖아도 정부의 기아사태 해법 제시로 그동안 폭락했던 주식시세가 22일 큰 폭의 오름세로 반전했고 환율·금리도 안정세를 나타내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심리가 크게 진정되는 매우 바람직한 움직임을 보임으로써 경제회생 가능성을 밝게 해주고 있다.게다가 다행스럽게 우리 경제의 거시지표들은 성장률·국제경상수지·물가에 걸쳐 전반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분석평가되고 있기 때문에 기아문제해결은 우리 경제의 앞날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나 비관론을 잠재우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겠다.

그렇지만 이러한 긍정적 지적 이외에도 앞으로 마이너스 파장의 요인들이 적지않음을 경계해야할 것이다.특히 당국은 기아 노조의 총파업에 대해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범위안에서 대비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다.기아의 기존 경영진이나 노조도 이제는 더이상 국가경제가 수렁에 빠져 허우적대지 않게끔 대의를 존중하는 성숙한 자세를 보임으로써 전체 경제의 회생에 기여해주길 당부한다.이와 함께 당국은 현재의 경제상황이 대선정국의 혼란과 맞물려 비상사태 성격이 짙음을 깊이 인식,개별기업의 생산활동의지가 손상되지 않게끔 세심한 정책배려가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1997-10-2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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