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종금사 ‘부도원인’ 이어 2라운드 신경전

은행·종금사 ‘부도원인’ 이어 2라운드 신경전

오승호 기자 기자
입력 1997-10-08 00:00
수정 1997-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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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특융·기아CP 싸고 불꽃공방/특융­“담보 있어야 동의서 발급” “신용으로”/CP­“기아 대신 상환해야” “만기연장 마땅”

한국은행의 1조원 특별융자 지원 및 기아발행 무보증 CP(기업어음)문제와 관련,은행과 종합금융사간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지고 있다.대기업들의 연쇄부도사태 원인을 종금사의 급격한 자금회수라거나 은행의 어음재매입 기피라고 서로 주장하며 두 금융기관간 빚어졌던 신경전에 이은 제2라운드 공방이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한은특융 대상인 종금사들에 대해 자금거래 동의서를 써주는 조건으로 담보를 제공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그러나 종금사들은 담보가 많은 일부 사를 제외하고는 신용으로 거래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이로 인해 종금사들은 한은특융 지원을 위한 구비서류 가운데 경영권 포기각서는 이미 냈으나 거래은행의 자금거래 동의서를 제출하지 못해 한은특융 지원이 늦어지고 있다.한은특융 쟁점 사안이 경영권 포기각서에서 거래은행의 자금거래 동의서로 뒤바뀌었다.현재 경영권 포기각서를 낸 14개종금사 가운데 일부는 자금거래동의서를 한은에 낸 상태이다.

종금사 관계자는 “은행도 한은에 담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종금사도 은행에 담보를 제공하는 것이 이치에는 맞다”며 “그러나 담보가 모자라기 때문에 신용으로 거래하고 대신 8%인 특융금리를 약간 높이는 대안을 은행에 제시했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발행 무보증 CP에 대한 은행과 종금사의 입장 차이도 마찬가지다.

은행들은 신탁계정으로 종금사들로부터 기아가 발행한 무보증 CP를 사들이면서 신탁계정의 부실화 및 투자자 보호를 위해 만기시 기아가 갚지 못할 경우 종금사가 대신 갚기로 하는 ‘이면 보증각서’를 종금사로부터 받아 놓았기 때문에 종금사에 이를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제일은행은 지난 6일 처음으로 대구종금으로부터 50억원을 이같은 방식으로 받아냈다.

종금협회 관계자는 “은행들이 기아발행 무보증 CP가 만기가 되면 만기를 연장해줘야지 그렇지 않고 무조건 종금사에게 대신 갚으라고 하는 것은 은행의 입장만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한은 관계자는 “그 규모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은 되지만 이면각서를 써 준 어음의 규모는 해당 종금사와 은행 이외에는 아무도 모른다”며 “은행이 종금사에 대해 일시에 기아를 대신해서 지급을 요구할 경우 종금사들이 견뎌낼수가 없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콜 차입으로 대체하는 등의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은행들이 타협하지 않고 법적으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오승호 기자>
1997-10-0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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