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 얼룩’ 전승공예대전/김성호 문화부 기자(오늘의 눈)

‘부정 얼룩’ 전승공예대전/김성호 문화부 기자(오늘의 눈)

김성호 기자 기자
입력 1997-09-07 00:00
수정 1997-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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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는 지난해 한국의 무형문화재 전승제도를 세계각국이 채택하도록 권고했다.전통 장인들의 정신과 솜씨를 이어가는 우리의 노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자부심을 느끼기에 충분한 소식이었다.그러나 이런 세계적 인정과는 달리 실제 우리의 무형문화재 관리와 지원은 문제점이 산적해 있다.특히 중요무형문화재 지정과 관련한 금품수수나 친인척 개입 등 부끄러운 구석이 드러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따라서 중요무형문화재의 실속있는 지정과 지원을 위한 제도적 장치마련에 대한 요구는 끊임없이 제기돼 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족고유의 공예기술을 발굴하고 이를 후대에 전수하기 위한 대표적 관문인 올해 전승공예대전의 대통령상 수상작이 수상자 아닌 다른 사람의 손길과 기술지도로 만들어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수상이 취소될 운명에 처한 추태가 또다시 벌어졌다.

물론 작품기획과 도안이 수상자에 의해 이루어지긴 했지만 공방에서 함께 일하는 장인의 솜씨가 개입돼 이 장인의 불만이 수상무효 주장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문화재관리국은 작품제작 과정과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거쳐 8일 심사위원회에서 수상 취소여부를 최종 판가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런 ‘사후 약방문’식의 일회성 처방은 번번히 망신스러움만 낳을뿐 근본적인 문제해결에는 어떤 실마리도 제공할 수 없다.무엇보다 이 전승공예대전의 심사기준을 엄격히 마련해 부정개입을 사전에 차단하는 일이 급선무이다.그렇지 않아도 이 공예대전은 심사의 공정성과 전문성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특정부문에서만 대상 수상작이 편중된다거나 전문가가 없는 부문의 출품작은 입선에 그칠수 밖에 없는 사정이 해마다 공예인들 사이에는 불만으로 누적돼 왔다.

더욱 중요한 것은 출품작의 자격검증을 엄격하게 실시,이번같은 과오를 피해가야 한다는 점이다.출품작의 제작자 자체를 가리지 못하는 어리숙함을 보이는 수준이라면 누가 이 제도를 인정하겠는가.상은 상이 가진 실질적인 권위가 있을때 진가를 발휘한다.세계가 주목하는 우리의 무형문화재 보존과 전승이 명실상부한 가치를 찾으려면 지금이라도 그 근본뿌리부터 점검해봐야 한다.

1997-09-0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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