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금책 장부서 단서/미 원정 도박 수사 이모저모

한국 수금책 장부서 단서/미 원정 도박 수사 이모저모

입력 1997-08-22 00:00
수정 1997-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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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단 오른 40명 평균 도박빚 20만∼30만불/카지노측,교포들 고용… 한국고객 특별관리

재벌그룹 회장 등 국내 저명인사들이 해외원정 도박단에 대거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지난 93년 파라다이스 그룹 회장 전낙원씨의 카지노 비리 수사때 재벌그룹 회장과 유력 언론사 사주 등이 미국에서 카지노로 거액을 날렸다는 소문이 나돈 적은 있지만 사실로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지금까지 사법처리된 사람들은 ‘피라미 급’이며 ‘알맹이’는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말해 앞으로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될 것임을 예고했다.

미라지 호텔 수금 담당자 로라 최씨로부터 압수한 한국인 고객들의 명단이 중요한 수사 단서다.지난 5월과 7월 작성된 2개의 명단에는 정치인,기업가 등 쟁쟁한 인사들의 영문 이름 40여개와 국내 전화번호,수금액수 등이 적혀 있다.검찰은 이를 토대로 상아제약 회장 정원근씨를 지난달 31일 구속한데 이어 이번에 대전 동양백화점 부회장 오종섭씨 등을 사법처리했다.나머지 인사들은 검찰 수사 착수 이후 모두잠적했다.

K그룹 L모 회장은 명단에는 올라있지 않지만 몇차례에 걸쳐 거액의 도박을 한 사실이 적발됐다.검찰 관계자는 “도박 현장을 목격한 로라 최씨의 진술과 일부 물증을 확보,L회장의 사법처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명단에 오른 40여명의 평균 도박 빚은 20만∼30만달러(1억6천만원∼2억4천여만원)로 전체 액수는 1백억여원.최씨는 지난 해부터 10여차례 한국에 들어와 이들로부터 도박 빚으로 6억6천여만원을 받아냈다.자금출처를 피하기 위해 이른바 ‘환치기’수법으로 미국에 송금했다.



미라지호텔 카지노는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시저스 팰리스,홀리데이인,발리호텔 등과 함께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3천여개의 객실과 대규모 카지노 시설을 갖추고 있고 한국교포 3명을 직원으로 고용해 한번에 10만달러 이상씩을 뿌리는 한국고객들을 VIP로 대접하면서 특별관리하고 있다.<박은호 기자>
1997-08-2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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