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베시에서 5월24일 초등학교 6년생이 실종된 뒤 토막살인된 사건이 일본사회에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충격을 주고 있다.날로 범죄가 흉포화되고 있는 우리로서도 타산지석으로 삼을 일들이 많으리라.
사건을 되돌아보면서 또 하나 지적할 일이 있다는 것도 착잡한 일이다.
사건 발생후 2주쯤 지난 6월7일 민방인 TBS는 시사프로그램인 ‘더 브로드캐스터(The Broadcaster)」에서 느닷없이 범인이 한국인임을 시사하는 내용을 방영,물의를 빚었다.범인이 범행 후 고베신문사에 보낸 편지에서 ‘자신은 국적이 없으며 자신의 진짜 이름으로 불려 본 적이 없다’고 말한 부분을 들어 한 출연자는 “범인은 일본에서 차별을 받은 사람일 것”이라면서 재일동포일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또 다른 참가자도 이를 받아 “일본인 전체에 대한 행위로 느껴진다』면서 『일본의 확실치 못한 전후처리” 운운하는 발언으로 동의의 뜻을 표명하는 등 범인을 일방적으로 재일동포로 몰아갔다.
다른 민방과 잡지에서는 편지에 쓰인 한자가 중국에서 쓰는 한자와 비슷하다면서 중국계가 아닐까 의심하는 내용을 내보내 재일 외국인들에게 상당한 고통과 자괴감,분노를 안겨 주었다.
범인의 이름은 아직 공표되지 않고 있다.그가 어느 나라 국적이든 이번 사건은 좁게는 일본 교육현장,나아가 일본 사회에서 씨가 뿌려지고 싹이 트고 악의 열매가 열린 일이 아닌가.범인 검거 후 일본 매스컴에서 외국인임을 시사해온데 대해 사과하거나 반성하는 내용의 기사를 보이지 않는다.범인 검거후 일본의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사건을 어떻게 말해주어야 할지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한다.자녀들이 받을 충격 때문이다.재일외국인들은 사건의 경과와 누명을 어떻게 이해하고 자녀들에게 설명해야 하는가.
멀리는 관동대지진 당시 죄없는 조선인을 살륙하고 가까이는 고베지진 때 재일동포를 절도범으로 의심하거나 옴진리교 사건 때에는 이리저리 한국과 관련지어 보려고 당치도 않은 시도를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난달 중순 오키나와를 방문했을때 한 오키나와인은 『야마토인(일본인)들은 조선인을 털이 적다고 차별하면서 우리는 털이많다고 차별했다』고 말해 쓰게 웃은 적이 있지만 이번 사건에서도 걸핏하면 외국인을 의심하고 차별하는 일본인들의 버릇이 여전함을 확인한 것은 우울한 일이었다.
사건을 되돌아보면서 또 하나 지적할 일이 있다는 것도 착잡한 일이다.
사건 발생후 2주쯤 지난 6월7일 민방인 TBS는 시사프로그램인 ‘더 브로드캐스터(The Broadcaster)」에서 느닷없이 범인이 한국인임을 시사하는 내용을 방영,물의를 빚었다.범인이 범행 후 고베신문사에 보낸 편지에서 ‘자신은 국적이 없으며 자신의 진짜 이름으로 불려 본 적이 없다’고 말한 부분을 들어 한 출연자는 “범인은 일본에서 차별을 받은 사람일 것”이라면서 재일동포일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또 다른 참가자도 이를 받아 “일본인 전체에 대한 행위로 느껴진다』면서 『일본의 확실치 못한 전후처리” 운운하는 발언으로 동의의 뜻을 표명하는 등 범인을 일방적으로 재일동포로 몰아갔다.
다른 민방과 잡지에서는 편지에 쓰인 한자가 중국에서 쓰는 한자와 비슷하다면서 중국계가 아닐까 의심하는 내용을 내보내 재일 외국인들에게 상당한 고통과 자괴감,분노를 안겨 주었다.
범인의 이름은 아직 공표되지 않고 있다.그가 어느 나라 국적이든 이번 사건은 좁게는 일본 교육현장,나아가 일본 사회에서 씨가 뿌려지고 싹이 트고 악의 열매가 열린 일이 아닌가.범인 검거 후 일본 매스컴에서 외국인임을 시사해온데 대해 사과하거나 반성하는 내용의 기사를 보이지 않는다.범인 검거후 일본의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사건을 어떻게 말해주어야 할지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한다.자녀들이 받을 충격 때문이다.재일외국인들은 사건의 경과와 누명을 어떻게 이해하고 자녀들에게 설명해야 하는가.
멀리는 관동대지진 당시 죄없는 조선인을 살륙하고 가까이는 고베지진 때 재일동포를 절도범으로 의심하거나 옴진리교 사건 때에는 이리저리 한국과 관련지어 보려고 당치도 않은 시도를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난달 중순 오키나와를 방문했을때 한 오키나와인은 『야마토인(일본인)들은 조선인을 털이 적다고 차별하면서 우리는 털이많다고 차별했다』고 말해 쓰게 웃은 적이 있지만 이번 사건에서도 걸핏하면 외국인을 의심하고 차별하는 일본인들의 버릇이 여전함을 확인한 것은 우울한 일이었다.
1997-07-0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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