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규제 완화 옳지않다/이중한 논설위원(서울논단)

환경규제 완화 옳지않다/이중한 논설위원(서울논단)

이중한 기자 기자
입력 1996-12-25 00:00
수정 1996-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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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년 낙동강 페놀사건이후 우리는 끊임없이 크고 작은 구체적 환경재난에 당면해왔다.그러나 이 상황속에서도 이런저런 구호는 만들어졌으나 실제로 중요한 환경마인드는 성립되지 않았다.오히려 최근엔 다시 개발마인드가 커지고 있다.그린벨트와 상수원 자연보전권 규제완화라는 명제는 지금 이를 풀지 않으면 마치 정치도 지역자치도 운영되지 않을것 같은 분위기마저 만들어내고 있다.

100여개가 넘는 환경운동단체와 언론의 반대가 있기는 하나 이 역시 언설은 무성하지만 실천을 가능토록하는 수준의 의지를 갖고 있지는 않은것 같다.그 좋은 예가 지난주에도 나타났다.환경영역 대학교수 102명이 환경규제완화에 연관된 법률안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으나 이 사실은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이런 선언이 진정한 시국선언이라고 느낀 사람은 적었기 때문이다.결국 근자 우리의 흐름은 나날이 심화되고 있는 오염상황이 무엇이든,그리고 세계의 변화가 무엇이든 작은 구역단위로 마지막 남은 개발이익을 챙겨야겠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하지만 불행한 것은현시점 환경문제가 개별적 이익 도모 차원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이제는 최소한 건강이나마 유지해 갈 수 있을것인가라는 생존조건의 긴급성 과제이고,경제적으로는 어떻게 발전을 지속시킬 것인가라는 결정적 선택의 현안인 것이다.

○눈앞 개박이익에 급급

우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다.그래서 내년부터는 OECD가 요구하는 환경통계라는것을 제출해야 한다.이때문에 통계청이 한국환경통계에 관한 예비평가를 실시했다.그 결과는 당연하지만 너무 답답하다.우선 OECD가 요구하는 환경통계 공식작성항목 1천100여개중 21.2%에 해당하는 230여 항목밖에는 자료조차 없다는것이 밝혀졌다.이것도 큰항목기준이고 세부항목별로 따지면 6%정도가 된다고 한다.

세부항목이란 또 무엇인가.OECD통계는 단순한 표면적 오염수치들이 아니라 오염이 인간활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에 더 치중돼 있다.예컨대 수질오염에서 요구하는 통계는 지하수취수량의 산업별이용량,폐수처리시설의 수혜인구,처리능력의 구분,폐수 흐름도에 입각한 발생량과 방류량 같은 것들이다.

우리는 이것을 선진국들의 지식이나 관점의 다양성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고 그러니 또 괜히 까다로운 세목들이라고 시비를 걸고 싶을지도 모른다.그러나 그 핵심은 전혀 다른데 있다.이 통계가 추구하는 가장 예민한 부분은 환경비용을 들인 생산품과 들이지 않은 생산품간에 가격경쟁 문제이다.환경비용을 부담하지않은 제품은 불공정한 거래품목이며 따라서 무역규제를 하자는 것이 궁극적 지향이라고 보아야 한다.우리는 물론 이 논지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버틸때까지 버텨야 할 것이다.그러나 우리자신의 환경비용에 관한 어떤 인식의 통일이나 계산법의 훈련도 없이 그저 버틸 수 있는 날까지 가서 보자는것은 몽매한 것이다.

국내적으로도 비용측면에서의 문제는 마찬가지다.24일 건교부와 신한국당이 최종안을 마련했다는 그린벨트제도 개선책만해도 당면한 민원을 해결하는데는 도움이 될 것이나 이 결과가 부담해야 하는 사후 환경비용에는 어떤 대안도 갖고 있지 않다.그린벨트내 10년이상 거주자의 기존주택 증개축범위를 60평에서 90평으로 늘려준다는 아주 작아보이는 항목만 해도 이것이 현 그린벨트 16억3천만평의 37%에 이르는 6억평을 훼손하게 되리라는 것은 건교부 자신의 평가다.여기에 이를 통한 오염요소의 증대가 얼마나 될 것인가는 물론 분석된바 없고 오염이 나타난뒤 이를 해소하는 비용은 또 누구 몫인가 역시 아무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오염제거 비용 고려를

환경부가 수질개선을 위해 오염원 분포를 감안,전국하천을 195개구간으로 나누고 구간별 수질목표등급과 목표달성기간을 정해 놓은것이 있다.이 구간별 수질개선목표가 90년에는 그나마 33.5%였으나 95년에는 13.8%로 떨어졌다는 결과도 최근 알려졌다.그런가하면 낙동강수질개선특별법을 만들기로 했다고 한다.하지만 이것은 법 이전에 총체적 국민비용의 문제이다.어느것이 더 적은 비용의 방법인지를 최소한 정책담당자는 주장할 의무가 있다.그러면 규제완화가 왜 옳은 선택이 아닌지 다소간 이해의 폭이라도 넓히게 될 것이다.
1996-12-2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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