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 「겹치기 출연」 해결책 없나

연기자 「겹치기 출연」 해결책 없나

김재순 기자 기자
입력 1996-12-21 00:00
수정 1996-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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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중견급 불문 잘나가면 “모시기”/시청률경쟁 급급… 전문인 육성 겉돌아

안방극장에서 연기자들의 「겹치기 출연」을 해결할 방법은 없는가.

「겹치기 출연」은 채널의 차별화를 무시한 「포맷 베끼기」「맞대응 편성」등과 함께 시청자들의 「짜증지수」를 높여주는 큰 요인의 하나.

이는 또한 시청률 지상주의를 추구하는 방송사측과 잘못된 「스타 시스템」이 결합,방송프로그램의 후진성을 부채질하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그래도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중견들의 겹치기는 봐줄만 하다.현재 KBS-2의 「첫사랑」과 SBS의 「임꺽정」에 동시 출연중인 송채환이나,「첫사랑」 「임꺽정」외에 MBC 「전원일기」와 SBS 「연어가 돌아올때」 등 4편의 드라마에 나오는 유인촌은 나름대로 변신의 연기력을 인정받는다.

그러나 대부분 연기력보다는 단순히 외모나 갑자기 떠오른 인기만으로 배역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그러다 보면 과거 MBC의 「사과꽃 향기」나 현재 SBS의 「연어가…」처럼 연기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출연자를 도중하차시키거나 배역을 아예 빼버리는 경우도 있다. 얼마전 방송을 시작한 MBC의 「사랑한다면」에 출연중인 심은하는 「스타 시스템」의 편협성을 가장 대표적으로 드러내는 얼굴.제작진은 이 드라마를 위해 2∼3명의 스타급 연기자를 놓고 그중 드라마 분위기에 가장 어울릴 것같은 심은하를 캐스팅했다고 한다.가능성있는 그 또래의 많은 여자연기자들은 무시한 채 요즘 가장 잘 나가는 스타 3명으로 캐스팅의 범위를 스스로 좁혀버린 것이다.심은하는 이밖에 새해들어 방송될 SBS 드라마 두편에도 주연으로 캐스팅돼 「미모와 인기」를 무기로 안방을 누빌 예정이다.

의존하는데서 나오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스타를 꿈꾸는 연기지망생은 많으나 자질과 연기의 기초를 제대로 갖춘 신인들을 찾기 힘들다』는 제작진들의 강변도 일리는 있어 보인다.그러나 방송사들이 해마다 탤런트 선발대회를 통해 예비신인들을 뽑아놓고도 이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이와 관련,방송위원회 발행 「방송과 시청자」12월호에 실린비평에서 대중문화평론가 강헌씨는 『한국영화의 자존심으로 불리던 영화배우 안성기가 리듬을 잃은 겹치기 출연으로 그동안 이룬 공을 하나씩 잃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연기자의 프로의식과 방송사의 전문인 육성노력 없이 「겹치기 출연」이 계속될 경우 방송프로뿐 아니라 우리의 대중문화 전체가 궤멸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김재순 기자>
1996-12-2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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