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지커의 숙박비와 4자회담/장수근 연구위원(남풍북풍)

헌지커의 숙박비와 4자회담/장수근 연구위원(남풍북풍)

장수근 기자 기자
입력 1996-12-02 00:00
수정 1996-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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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살림살이가 궁색하다는 것은 온 천하가 다 아는 사실.그도 그럴 것이 지난 90년부터 내리 6년째 경제가 마이너스성장을 해온데다 95·96년 연거푸 수해를 입어 형편이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그래서 외화라면 사족을 못쓰는게 오늘의 북한이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간첩혐의로 석달째 억류하고 있던 미국인 헌지커씨를 석방했다.북한이 헌지커에게 뒤집어 씌웠던 간첩혐의는 애시당초 말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외모가 북한주민과 확연히 다른 그를 간첩으로 들여보낼 정신빠진 나라가 있을리 없기에 그렇고 또한 북한이 간첩활동을 할 수 있을만큼 자유로운 곳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북한도 헌지커가 간첩이 아닌줄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때마침 굴러들어온 호박이나 다름없는 그를 미끼로 한건 올릴 속셈에서 이제까지 붙들어 두고 있었던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북한은 그의 석방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미국과 대화의 자리를 탐냈을 가능성이 많다.늘 자국 시민의 인권보호를 제1의적 관심사로 하고 있는 미국이 북한에 접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사실을 꿰뚫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그리고 그들 기대대로 빌 리처드슨의원이 평양을 방문했고 그를 통해 북한은 미국정부의 사의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터에 외신은 북한이 헌지커의 숙박비조로 5천달러를 받아냈다고 전하고 있다.한푼의 외화가 아쉬운 사정을 모르는 바 아니나 북한이 숙박비를 챙긴 것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파렴치라 할 것이다.이런 파렴치한 북한을 상대로 4자회담을 하려니 그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앞으로도 넘어야 할 고비가 첩첩한게 4자회담이 아닐까 싶다.

1996-12-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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