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급로비 처벌 어렵다” 결론/이양호 파문­인사청탁 법 적용

“진급로비 처벌 어렵다” 결론/이양호 파문­인사청탁 법 적용

황진선 기자 기자
입력 1996-10-26 00:00
수정 1996-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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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천만원 권씨 사업자금으로 빌려줘/권씨 주장 수용해도 뇌물죄 적용안돼

이양호 전 국방부장관의 진급 로비 및 인사청탁 관련 비리는 법으로 처벌하기 어려운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내려졌다.이전장관이 92년 5월 권병호씨에게 자신이 공군참모총장으로 진급해야 한다는 논리를 적은 메모를 건넨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사법처리를 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92년 8월 건넨 4천만원은 권씨가 사업자금이 부족하다고 해 권씨가 사실상의 대표로 있는 UGI사 주식을 담보로 빌려준 것이라는 이 전 장관의 주장을 받아들였다.권씨 부인이 이 가운데 3천6백만원을 들여 미국에서 다이아몬드반지 등 보석을 구입한 뒤 92년 9월 워커힐호텔 커피숍에서 노소영씨에게 건넨 것도 이전장관의 권유 때문이 아니라 권씨가 자발적으로 한 것으로 판단했다.다만 권씨 부인이 노씨에게 보석을 건네는 자리에는 이전장관의 부인 김혜숙씨도 동석한 만큼 이전장관도 그 무렵에는 「선물」전달 사실을 전해들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노씨는 보석을 받을 당시에는 인사청탁용인줄몰랐던 것으로 결론지었다.노씨는 결혼선물로 알았다가 이틀뒤 권씨 부인이 전화로 인사청탁을 해 곧바로 되돌려 주었다고 진술했다.23일 밤 소환돼 조사를 받은 이전장관 부인 김씨도 같은 내용으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권씨는 노씨가 인사청탁을 들어준 뒤 지난해 12월 노태우 전대통령 비자금 사건이 터지자 말썽이 날 것을 우려해 보석을 되돌려 주었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같은 진급 로비 및 인사 청탁 부분에 대해서는 권씨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지더라도 법적용에 어려움이 있었다.노씨가 공무원이었다면 이 전 장관 등에게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할 수 있지만 공무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검찰 수사는 이 전 장관 등을 사법처리하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진급로비 및 전직 대통령 딸의 비리여부를 둘러싼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는데 더 무게가 실렸던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권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 전 장관에게는 노씨가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할 수 없더라도 노씨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사법처리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황진선 기자〉

◎이씨 사건 일지

▲87년5월=권병호씨 UGI사 설립.

▲90년7월=대우중공업,경전투헬기(KLH) 주계약자로 선정.

▲92년5월=권씨,태릉골프장에서 이달화예비역준장 소개로 이전장관과 처음 만남.이 전 장관,권씨에게 인사청탁메모 전달.

▲92년8월=권씨,이 전 장관으로부터 UGI사 주식을 담보로 4천만원 빌려감.

▲92년9월=이 전 장관 부인,워커힐호텔 커피숍에서 노소영씨에게 다이아목걸이 등 보석 전달.이전장관,공군참모총장 취임.1차 재산등록(6억9천만원?).권씨,항공기 정비용 컴퓨터시스템(CDS)사업 청탁.

▲93년9월=정부,경전투헬기사업 재검토.

▲93년5월=이전장관,합참의장 취임.

▲93년7월=이전장관,압구정동 아파트 7억원에 구입.

▲93년8월=이전장관,2차 재산등록(8억8천만원).

▲93년말=CDS 국내개발키로 군내부 결정.

▲ 94년8월=이전장관,CDS사업 관련해 권씨에게 영문메모 전달.

▲94년9월=CDS 국내 자체개발 결정.

▲94년12월=이 전 장관,국방장관 취임.

▲95년3월=권씨,대우중공업 정호신 전무로부터 1억5천만원이 든 가방 2개 건네받음.

▲95년4월=권씨,타워호텔에서 이 전 장관과 만나 1억5천만원 전달(권씨 주장).

▲95년12월=이 전 장관,경전투헬기사업 결재.현재까지 보류되고 있음.

▲95년말=이 전 장관,대우중공업 윤영석 회장 만나 『권씨에게 3억원 주었다』는 사실 확인.

▲96년9월=권씨,미국으로 출국(5일),사기협의로 기소중지.이 전 장관,천용택 의원 찾아가 『권씨에게 협박당했다』고 호소.

▲96년10월17일=이 전 장관 경질.국민회의,이 전 장관 비리폭로.권씨,LA에서 귀국한 뒤 중국 북경으로 출국(18일).

▲96년10월19일=대검중수부 수사착수.이 전 장관 등 5명 출국금지.

▲96년10월20일=이성우·강종호씨 등 소환조사.

▲96년10월21일=노소영씨 극비 소환조사.

▲96년10월22일=대우중공업 윤영석 전 회장 소환조사.

▲96년10월23일=대우중공업 정호신 부사장·석진철 전 사장 소환.윤전회장 재소환.이 전 장관 부인 김혜숙씨 소환.

▲96년10월24일=하오9시 이 전 장관 소환.
1996-10-2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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