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2000년을 보자(사설)

한일관계 2000년을 보자(사설)

입력 1996-06-22 00:00
수정 1996-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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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대통령과 하시모토 류타로 일본총리가 22∼23일 제주에서 대좌한다.우리는 2002년 월트컵공동개최라는 모처럼 긍정적 사안이 계기가 돼 열리는 이번 한·일정상회담에서 원만한 월드컵준비뿐 아니라 미래의 밝은 양국관계를 가능케 할 청사진,다각적 프로그램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지구상 그리 규모가 크달 수 없는 7천만의 한민족과 1억2천만 남짓의 일본민족은 바로 이웃한 조그만 반도와 섬이란 영토로 해서 곱고 미운 오랜 인연을 쌓아왔다.그러나 두 나라는 우호적일 때보다는 불편하고 대립적인 시기가 많았던 것으로 남아 있다.다만 바로 이웃해 있었기 때문에 경쟁적일 수밖에 없었고 이것이 각자 발전의 한 요인이 됐음은 부인할 수 없다.또 양국처럼 경쟁적이면서도 상호협력이 서로에게 직접 큰 이익이 되는 보완적 특징을 지닌 나라도 흔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공동개최를 상호보완성을 살려가며 협력하여 사상초유의 성공적 「합작월드컵」을 만듦으로써 양국관계에 새 기원을 마련하자는 것이다.그러나 결승전장소를 둘러싼 경쟁,우리쪽 대회가 더 나았다는 경쟁등이 양국민간 감정싸움을 촉발,오히려 우호관계를 저해할 소지가 없지 않다는 걱정의 소리가 높은 실정이다.

제주 정상회담은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파괴적 감정싸움과 선의의 경쟁은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월드컵을 또 하나의 마찰요인으로 만드느냐,선의의 경쟁으로 상호발전과 우호의 계기로 만드느냐는 양국민의 결심에 달린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양국민이 과거사의 그림자에 얽매이지 않고 흔쾌히 협력하고 선의의 경쟁을 벌일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는 일이다.향후 6년 양국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역사를 연구,과거사에 대해 상호균형된 시각을 가질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등 월드컵의 성공뿐 아니라 한·일관계의 새 시대를 여는 미래지향의 청사진이 제주 정상회담에서 제시되기를 기대한다.

1996-06-2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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