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강산 풍경 전시장 가득/민족미술계작가들 「조국의 산하전」

우리강산 풍경 전시장 가득/민족미술계작가들 「조국의 산하전」

입력 1995-12-06 00:00
수정 1995-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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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분위기 탈피 서정적 향취 물씬

지난 세월 제도권밖에서 무섭게 목소리를 높여온 민족미술이 스스로 『노선을 선회했다』며 따뜻한 체온,고른 숨소리로 관객을 찾아나서 연말 미술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서울 동숭동 대학로 문예진흥원 미술회관 전관에서 열리고 있는 「조국의 산하전」(6일까지). 과거 민족미술에서 풍겨나던 살벌하고 냉랭한 분위기를 벗어나 서정적 향취가 묻어나는 우리강산의 풍경들이 전시장을 푸근하게 꾸미고 있다.

김정헌·여운·김인순·민정기·임옥상·강요배·두시영·김준권씨등 민족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54명과 함께 지도위원으로 추대된 강연균·김경인·김서봉·전뢰진·이만익씨등 원로·중진작가 9명의 작품이 동원되면서 전시의 주제 또한 예전에 찾을 수 없던 「시·땅·꿈」으로 정했다.

『작가적 체험이 묻어나는 풍경화,삶의 현장과 역사,그 질곡의 땅을 애정의 시선으로 다가가겠다』는 이들은 저마다의 마음속 깊은 풍경을 순수한 자연의 형상속에 담아내 조국의 산하를 노래하고 있다.

민족미술의 이같은 변화는 최근 1∼2년사이 이미 예정된 것이기도 하다. 군사통치하의 급박한 시대상황에서 확실한 대상을 향해 전의를 불태웠던 민족미술은 무르익는 민주화의 풍토속에서 전의를 상실했다.

때문에 이 전시는 종래의 방식을 답습할 수 없다는 현실을 인식하는 그들에게 변화의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

전시를 기획한 서울민족미술협의회 대표 여운 교수(한양여전)는 『민족과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는게 아닙니다.높은 산에만 머물러 투쟁했던 민족미술이 이제 낮은 산으로 내려와 미술이 지닌 본래의 기능을 찾으며 감동을 낳는 마당을 펼치자는 겁니다』고 했다.

길이 있고 무덤이 있고 논밭이 있는 낮은 산,어린 시절의 추억이 묻어있는 정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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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의 산하전」은 민족미술 작가들이 어머니의 품 같이 따스한 숨결의 서정세계를 창출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주목된다.<이헌숙 기자>
1995-12-0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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