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억에 자존심 상해 복권 안산다”/콩나물값 깎는 주부모습 /사라져/“모르겠다기억없다” 새 유행어로/노씨집 주변식당 취재진·경찰 몰려 “호황”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파문으로 사회 곳곳에서 요행심리와 허탈감,비아냥이 뒤섞인 갖가지 행태가 돌출하는 등 「비자금 신드롬」이 급속이 퍼지고 있다.
은행창구에는 오랫동안 묵혀둔 휴면계좌에 누군가가 거액의 비자금을 숨겨놨을지 모른다는 기대로 잔액을 조회해보는 고객이 줄을 잇는 웃지못할 일까지 일어나고 있다. 「소설보다 재미있는」 현실정치의 힘겨루기가 펼쳐지면서 순수 소설이 상대적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 반면 각종 정치예언서적들은 베스트셀러 대열에 끼어 톡톡히 한몫을 보고 있다.특히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을 다룬 함승희(45)변호사의 수필집 「성역은 없다」가 발행 1주만에 인기소설을 제치고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뒤 3주째 잇달아 선두를 지키는 보기 드문 기록을 세우고 있다.
「수천억」이라는 비자금 규모에 질린 탓인지 시장에는 「몇백원」을 깎으려고 실랑이를 벌이는주부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심지어 동네 약국에는 놀란 가슴을 달래기 위해 간혹 진정제를 찾는 손님까지 생겨났고 더러는 「분통터지는」 뉴스를 보지 않으려고 저녁 뉴스시간대에 아예 TV를 거버리기도 한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검찰에서 조사를 받은 뒤 대학가와 회사원들 사이에는 『잘 모르겠다』『기억이 안난다』『말할수 없다』『내표 돌리도』라는 말이 새로운 유행어로 등장했다. 두근거림으로 복권을 구입하던 시민들도 당첨금액의 수천배에 해당하는 비자금 규모에 「자존심이 상해」 복권가게를 그냥 지나친다.
또 온 국민이 허탈감에 빠져있는 가운데서도 연희동 노시집 부근과 주변 상인들은 뜻하지 않은 「비자금 특수」로 재비를 보고 있다. 노씨집과 대검찰청에서 연일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취재진과 경비경찰들이 새 단골손님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연희동 노씨집에서 1백m도 채 안떨어진 식당 3,4곳은 노씨집앞에서 10여일도안 밤낮없이 상주하고 있는 취재진 70∼80명이 드나들어 평소보다 50∼1백%가량 매상이 늘었다.
중국음식점 H반점의 경우 하루 10여차례식 노씨집앞 골목길에 취재진이 시킨 음식을 배달하느라 정신이 없다.
또 Y슈퍼도 노씨측이 취재진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사발면과 커피 등을 수시로 대량 구입해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대검찰청 주변 음식점도 이곳에 상주하고 있는 취재진 1백여명들로 재비를 보기는 마찬가지다.
노씨집 부근 H식당 주인 황정호(57)씨는 『연희동 개발이 두 전직대통령때문에 늦저지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많다』고 지적하고 『이들이 시민들에게 폐만 끼치는 존재인줄 알았는데 덕을 보는 경우도 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박대출·김환용 기자>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파문으로 사회 곳곳에서 요행심리와 허탈감,비아냥이 뒤섞인 갖가지 행태가 돌출하는 등 「비자금 신드롬」이 급속이 퍼지고 있다.
은행창구에는 오랫동안 묵혀둔 휴면계좌에 누군가가 거액의 비자금을 숨겨놨을지 모른다는 기대로 잔액을 조회해보는 고객이 줄을 잇는 웃지못할 일까지 일어나고 있다. 「소설보다 재미있는」 현실정치의 힘겨루기가 펼쳐지면서 순수 소설이 상대적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 반면 각종 정치예언서적들은 베스트셀러 대열에 끼어 톡톡히 한몫을 보고 있다.특히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을 다룬 함승희(45)변호사의 수필집 「성역은 없다」가 발행 1주만에 인기소설을 제치고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뒤 3주째 잇달아 선두를 지키는 보기 드문 기록을 세우고 있다.
「수천억」이라는 비자금 규모에 질린 탓인지 시장에는 「몇백원」을 깎으려고 실랑이를 벌이는주부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심지어 동네 약국에는 놀란 가슴을 달래기 위해 간혹 진정제를 찾는 손님까지 생겨났고 더러는 「분통터지는」 뉴스를 보지 않으려고 저녁 뉴스시간대에 아예 TV를 거버리기도 한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검찰에서 조사를 받은 뒤 대학가와 회사원들 사이에는 『잘 모르겠다』『기억이 안난다』『말할수 없다』『내표 돌리도』라는 말이 새로운 유행어로 등장했다. 두근거림으로 복권을 구입하던 시민들도 당첨금액의 수천배에 해당하는 비자금 규모에 「자존심이 상해」 복권가게를 그냥 지나친다.
또 온 국민이 허탈감에 빠져있는 가운데서도 연희동 노시집 부근과 주변 상인들은 뜻하지 않은 「비자금 특수」로 재비를 보고 있다. 노씨집과 대검찰청에서 연일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취재진과 경비경찰들이 새 단골손님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연희동 노씨집에서 1백m도 채 안떨어진 식당 3,4곳은 노씨집앞에서 10여일도안 밤낮없이 상주하고 있는 취재진 70∼80명이 드나들어 평소보다 50∼1백%가량 매상이 늘었다.
중국음식점 H반점의 경우 하루 10여차례식 노씨집앞 골목길에 취재진이 시킨 음식을 배달하느라 정신이 없다.
또 Y슈퍼도 노씨측이 취재진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사발면과 커피 등을 수시로 대량 구입해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대검찰청 주변 음식점도 이곳에 상주하고 있는 취재진 1백여명들로 재비를 보기는 마찬가지다.
노씨집 부근 H식당 주인 황정호(57)씨는 『연희동 개발이 두 전직대통령때문에 늦저지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많다』고 지적하고 『이들이 시민들에게 폐만 끼치는 존재인줄 알았는데 덕을 보는 경우도 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박대출·김환용 기자>
1995-11-0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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