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생부」 등재설 의원 동요/신당 분위기 갈수록 “흉흉”

「살생부」 등재설 의원 동요/신당 분위기 갈수록 “흉흉”

진경호 기자 기자
입력 1995-07-21 00:00
수정 1995-07-21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3명 “민주당 잔류” 이어 2명 또 이탈조짐

지난 19일 발표된 신당 주비위 지도위원 명단에 유준상 의원의 이름이 빠졌다.지도위란 민주당의 고문과 부총재급 출신으로 구성한 조직이다.민주당 부총재였으므로 당연히 포함됐어야 하나 유독 그는 직제상 지도위보다 낮은 주비위 상임위원 명단에만 올랐다.한편 이날 신당파에서는 박석무·홍기훈·황의성씨 등 전남출신 세의원이 『신당창당은 명분이 없다』면서 민주당 잔류를 선언,신당을 당혹스럽게 했다.

우연인지 모르나 유의원과 이들 세의원은 공통점이 있다.신당분위기를 흉흉하게 하고 있는 이른바 「살생부」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인사들이라는 점이다.살생부란 민주당 운영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김대중 아태재단 이사장에게 반기를 들었거나 지구당 운영 잘못 등으로 「미운 털」이 박혀 15대 공천에서 배제될 의원들을 꼽아놓았다고 알려진 명단이다.이름이 오른 인사는 대부분 민주당 「구당모임」의 리더인 김원기부총재계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살생부의 존재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13명의 명단이 문서로 만들어져 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신당반대파의 모략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있다.신당의 박지원대변인은 『15대 공천에서는 현역의원들을 최우선적으로 배려한다는 방침』이라고 거듭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살생부의 존재 자체보다는 「살생부가 있다는 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이 때문에 신당에 참여하고 있는 많은 의원들은 내심 『15대 공천에서 탈락하는 것이 아니냐』하는 일말의 두려움으로 뒤숭숭한 상태에 있다.특히 김부총재계 의원들은 속을 태우고 있다.19일 신당에서 이탈한 세의원도 김부총재계다.홍기훈의원은 신당이탈 직전 김부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왜 우리에게 말도 않고 민주당에 잔류하셨느냐』고 「원망」하기도 했다고 한다.

김부총재는 20일 『현역의원 한명이 아쉬운 김이사장이 살생부를 만들 입장이냐』고 살생부 존재를 부인했다.그는 그러나 『살생부 때문이 아니라 신당에 명분이 없어 앞으로 추가이탈자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이와 관련,신당내부에서는 박태영·김장곤의원 등이 조만간 이탈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이들도 살생부에 등재됐다고 알려진 의원들이다.



신당측은 20일 서둘러 이들을 주비위 정책소위와 연락소위 위원으로 각각 선임했다.<진경호 기자>
1995-07-21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