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단체장의 이중적 태도/이목희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민선단체장의 이중적 태도/이목희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이목희 기자 기자
입력 1995-07-17 00:00
수정 1995-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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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도와주십시오』,『간섭하지 마시요』

6·27지방선거이후 처음으로 중앙정부가 15일 시·도지사를 한 자리에 모았다.대부분의 민선 단체장들은 김영삼 대통령과 오찬 석상에서 『예산지원을 해달라』고 간청했다.그러나 바로 이어 열린 내무부 간부들과의 간담회에서는 『함부로 지침을 내리지 말라』고 고압적 자세를 보였다.

중앙정부의 「돈」은 받고 싶고,제 목소리도 민선답게 높이고 싶다는 갈등.지방선거 이전에도 이런 현상은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

한 원로정치인은 다음과 같은 일화를 소개했다.

『지난 60년 실시한 지방자치선거에서 당시 민주당 신파의 지원을 받은 이기주씨가 경남지사에 당선됐다.그때는 장면총리가 소속된 구파가 여당이고,신파는 야당 격이었다.이지사는 당선뒤 잠깐은 신파 모임에 잘 나오더니 점점 뜸해졌다.중앙예산을 더 지원받기 위해 구파눈치도 보게된 것이다』

지금의 야당 일각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민선단체장을 당선만 시켜놓고 정부·여당에 뺏기는 것 아니냐』는 게 요지다.「DJ 신당」 추진론자들은 『야당이더라도 당선자를 낸 지역에서는 당정협의를 정례화하자』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미묘한 상황에서 민선단체장들은 자칫 행정가 이전에 정치인이 될 염려가 있다.앞서의 두 모임에서처럼 좀 센데서는 굽히고,그렇지 않으면 누르겠다는 이중적 태도로만 일관한다면 임기 내내 한 일 없이 분란만 일으킬 소지가 크다.나름의 줏대를 세워야 한다.

조순서울시장의 자세는 다른 단체장의 모범이 될만하다.그는 지난 14일 신문편집인협회 모임에서 『당원이기에 앞서 선거로 당선된 행정관으로서의 책임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조시장은 청와대 오찬후에도 스스로 김대통령과의 독대를 자청했다.삼풍백화점 사고라는 초유의 재난을 맞아 중앙정부의 확고한 지원을 요청하고 싶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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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은 물론 야당도 민선단체장을 어렵게 하지 말아야 할 것 같다.조시장이 밝혔듯이 민선단체장의 「행정가」로서 성공은 그를 지원한 정치세력에도 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1995-07-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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