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와닿는게 없는 「전후50년 결의」(해외사설)

가슴에 와닿는게 없는 「전후50년 결의」(해외사설)

입력 1995-06-09 00:00
수정 1995-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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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는 나열돼 있지만 가슴에 와닿는게 없다.이 정도의 문안을 정리하는데 왜 이만큼 시간이 필요했을까.연립여당이 작성한 전후 50년 결의안을 훑어보면 이런 느낌을 갖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우리는 세계가 이해할 수 있는 문안이 되길 바랐고,이것이 마지막 기회라고 주문해 왔다.그러나 결의안은 매우 애매해 감동이 결여돼 있다.

결의안을 정리하지 못해 세계로부터 비웃음을 사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했기 때문에 「이런 내용이라도 정리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는 견해도 있을 수 있다.그러나 그렇더라도 합격점과는 거리가 먼 결의안이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그 대표적인 예가 핵심표현인 「식민지 지배」 「침략행위」 「반성」을 다룬 방식에 있다.결의안에는 「세계 근대사에 있었던 많은 식민지 지배와 침략적 행위에 집착해 우리나라가 행한 이런 행위와 타국민,특히 아시아 여러 국민에게 준 고통을 인식해 깊이 반성의 염을 표명한다」는 표현으로 3개 단어가 모두 들어있지만 잘 읽어보면 식민지 지배와 침략 행위는 일반적인 역사흐름으로서 이해됐을 뿐 주체적으로 일본은 무엇을 했는지 언급돼 있지 않다.

3당측은 그 뒤의 「우리나라가 과거에 행한 이런 행위」란 문장으로 일본에 해당되는 경우가 표현돼 있다고 설명하지만 불명확하다.자민당 간사장은 『문맥상 간접적인 표현이라는 비판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애매성을 인정한다.

무라야마 총리는 이 결의안으로 아시아 각국의 이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는 것같지만 세계의 반응은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한국과 중국의 언론 논평을 보면 결의안에서 부전이나 사죄 요소가 빠져있다는 실망과 불만이 팽배해 있다.

자민당내 결의 반대파의 압력으로 상징되는 국회의원간의 역사관의 차이,어떻게 해서라도 연립정권을 유지해 정권의 약체화는 피해야 한다는 정치적 우려와의 사이에서 계속 왔다갔다 하다가 결국 타협에 이른 것같다.

아무튼 이번 결의를 종군위안부 문제를 위시해 많이 남아 있는 전후처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삼으면 결의의 취지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결의만 하면 그것으로 족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양심에 부끄러움을 주는 것을 스스로 반성하는 행위는 과거를 직시하는 작업을 빼고는 불가능하다.이번 결의는 역사교육 문제를 포함해 무거운 숙제를 우리에게 남긴다.<일 마이니치신문 6월8일자>
1995-06-0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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