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본드(외언내언)

아리랑 본드(외언내언)

입력 1995-04-13 00:00
수정 1995-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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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또는 기관이 다른 나라에서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에는 흔히 그 나라의 정서나 특징을 잘 나타내는 별칭이 붙는다.

예를 들어 미국이 아닌 나라의 기업이나 기관이 뉴욕금융시장에서 달러화 표시 채권을 발행하고 미국투자가들이 인수할 경우 이 채권의 별칭은 「양키 본드」다.양키하면 미국말고 다른 나라는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일본에서 외국인이 발행하는 채권은 「사무라이 본드」가 되고 영국의 채권은 그나라 사람들이 한번 물면 놓지 않는 불도그를 좋아한다고 해서 「불도그 본드」로 불린다.

우리나라에서도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오는 5∼6월중 8백억원어치의 원화표시채권을 발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그동안 우리가 외국에서 채권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일은 많았지만 국제금융기구가 원화채권으로 우리나라에서 돈을 빌려가기는 이것이 처음이다.

우리경제의 성장잠재력이 대외적으로 확고한 신인을 받고 있다는 얘기이며 원화의 국제적 위상도 그만큼 높아지는 성과를 거두게 된 것이다.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에 앞선 자본거래 자유화의 본격적인 시동이란 상징적 의미도 크다.

그런데 이번 발행되는 원화채권 별칭의 후보로 많은 이름들이 거론되고 있다.아리랑을 비롯 김치,호돌이,태극,세계로,하나로 등이며 이 가운데 「아리랑」이 외국인들에게 발음하기 좋고 우리나라를 잘 상징한다는 중평을 듣는 것같다.

바라는 것은 좋은 별칭 못지않게 앞으로 국내 자본시장이 안정을 바탕으로 건전하게 발전하고 그래서 외국인들이 앞다퉈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리러 올 수 있게끔 우리경제가 막강한 국제경쟁력을 갖추는 일이다.

그때쯤 되면 외국기업들에겐 「아리랑 본드」의 발행자격을 얻는 것이 우량업체임을 증명하는 잣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1995-04-1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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