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하늘아래 한강변의 야경을 배경으로 지하철이 달린다.내앞에 매력적인 아가씨가 발을 꼬고 앉아 친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나는 만약에 이순간 땅이 갈라지고 지하철이 강바닥으로 떨어지는 천재지변이 일어나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생각했다.일본 간사이지방 대지진에서 고베시민들은 처참한 극한상황에서도 민주시민의 질서의식과 개인의 이익보다는 사회의 공익을 먼저 생각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어 인상이 깊었다.왜 고베 시민들은 생활필수품을 사재기 하지않고 또 상인들은 가격을 올려 받는 일이 없을까 궁금했다.미국의 뉴욕에서는 정전사고가 났을때 강도 약탈등으로 무법천지가 된데 비해 고베시민들은 질서를 지키고 공익을 중하게 생각하는 모습이었다.일본인들은 자본주의적인 민주제도를 받아들인 점에서는 미국과 유사하나 동양의 전통적인 유교사상을 발전시킨 점에서 미국인들과 구별된다. 천재지변을 당한 동·서양의 시민의식이 천양지차이다.동양은 유교와 불교사상이 지배하는 사회이다.공자의 인 사상은 먼저 자신의 본능적인 욕망과 경제적인 이익이라는 욕심을 억제한뒤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정신이다.불교도 윤회사상을 믿고 있어 현세와 내세에 대한 믿음과 자세가 뚜렷하다.미국의 인류학자 베네딕트는 『국화와 칼』이라는 저서에서 일본인의 특성을 자가 수양에 의한 극기로 보고있다.고베시민들이 보여준 극기에 의한 질서의식과 사회의 공익을 우선시키는 정신은 조상들이 소중하게 여겨왔던 멸사봉공의 정신일 것이다.우리도 유교의 선비정신을 이어받아 현대민주시민으로 성숙해야 한다.
1995-02-0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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