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보호장치」 없는 대북진출 위험/법원행정처 김상균 판사“경종”

「투자보호장치」 없는 대북진출 위험/법원행정처 김상균 판사“경종”

입력 1995-02-02 00:00
수정 1995-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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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선 한국기업을 권리보장 못받는 「특수관계」로 한정

최근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북한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것과 관련,앞으로 북한지역에 거액을 투자한 우리 기업이 북한측과 재산분규 등에 휘말릴 경우 재산을 회수하거나 보호받을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전무한 것으로 드러나 사전대비없는 무분별한 북한진출시도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한국기업의 진출을 손짓하고 있는 북한측의 경제개혁·개방제스처에 대비한 정부차원의 확실한 법적 근거와 제도적 뒷받침없이 「일단 진출하고 보자」는 식의 투자에 나설 경우 투자금을 몽땅 떼일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사실은 북한관련 법률전문가인 법원행정처 김상균 판사가 최근 펴낸 「북한의 개정 민사소송법해설」에서 처음으로 제기됐다.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실이 통일에 대비한 북한사법제도 연구작업의 하나로 발간한 이 책자에 따르면 장래 북한에 진출할 우리 기업과 북한의 기관·기업소·단체 및 공민 사이의 거래과정에서 각종 분쟁이 생겼을때 한국기업은 소송을 통한 민사상의권리를 구제받을 길이 없다는 것이다.

경제파국에 직면해 있는 북한은 92년 4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사회주의헌법을 개정하면서 경제개방과 무역제일주의 정책을 채택했다.이와함께 「합영법」,「외국인투자법」,「외국인기업법」,「자유경제무역지대법」,「토지임대법」등 외국투자가와 투자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각종 관련 법을 84년부터 94년까지 10년 사이에 서둘러 만들어 왔다.

북한은 또 지난해 5월 25일 민사소송법을 개정하면서 「공화국영역 안에 있는 외국투자기업과 외국인에게도 개정법이 적용된다」고 규정,외국인 및 외국기업에도 민사소송의 주체로서의 지위를 폭넓게 인정했다.이 조항은 재판과정에서 소송 당사자국 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해석된다.이 조항에 따르면 북한진출을 공식화한 코카콜라 등 미국회사는 분쟁시 미국법에 준거해 재산을 보호받을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남·북한 사이에 현재 쌍방간을 「외국」이나 「국가」로 보지 않고 통일지향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된 「특수관계」로만한정짓고 있으므로 한국기업은 미국등 제 3국과는 달리 민사상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데 있다.

따라서 북한과의 교류확대에 앞서 상호거래로 인한 분쟁처리 방법에 대한 명확한 법적 합의가 무엇보다 시급하며 특히 상호거래관계에 적용할 준거법 및 실질사법의 제정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김상종 판사는 『북측과의 사이에서 발생하는 민사상 분쟁은 남·북법률실무협의회와 같은 기구의 구성을 통해 실질적인 분쟁해결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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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판사는 또 『북한과의 관계를 국제 사법상의 관계에 준하는 준국제사법관계로 보아 섭외사법에 따라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을 수 있지만 이같은 시도는 준거법의 해결과 판결의 집행 등 북한측의 자발적 협조없이는 허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노주석기자>
1995-02-0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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