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만물은 끝없이 변화한다.끝없이 명멸한다.그 원리 속에 흘러간다.그렇다.오늘의 모습은 어제의 모습이 아니고 내일의 모습일 수도 없다.어제 있던 것은 오늘에 스러지고 오늘에 없던 것이 내일 태어난다.
사람의 직업도 시대의 흐름에 따른 인간사의 변천과 부침을 함께 한다.지금이 어디 침모가 있어야 할 세상인가.재수좋게 뽑혀 왕실로 들어가 임금될 아기에게 젖을 빨릴 경우 나중에 종1품 봉보부인 벼슬을 받던 유모도 있어야 할 까닭이 없게 되었다.
제 어미아비 죽은 것도 아닌데 슬피설리 우는 곡비가 있어야 할 세상은 물론 아니다.제 부모가 눈을 감아도 곡은 커녕 눈물도 안 보이는 세태 아닌가.보부상이 있어야 할 필요도 없는데 하물며 원혐도 없이 남의 모가지 치는 망나니가 있을 수 있겠는가.『능참봉 하니까 거둥이 한달에 스물아홉번이라』고 했던 능참봉도 없어진 마당에 산지기가 있어야 할 이유도 없다.지주를 업고 뇌꼴스럽게 호가호위 하던 마름이 있어야 할 시대 또한 아니다.
정철의 문인으로 벼슬길에 나가지 않은 반항시인 석주 권필의 시 가운데 「달구지 모는 아이」(구차예)가 있다.『서른살 마흔살 되어도 그대는 마냥 총각이라지』하면서 동정어린 눈길을 보내는 시다.그때 있었던 소(말)달구지는 한세대 전까지만 해도 시골 신작로에서 볼 수 있었던 운송수단이다.사람의 운송수단으로는 인력거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그걸 주제로 한 주요섭의 단편 「인력거꾼」이 있다.상하이를 무대로 하여 1925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휴머니즘의 눈길로 한 인력거꾼의 죽음을 묘사한다.그 달구지꾼하며 인력거꾼 시절에야 교통사고란건 없었지.
얼마전에 나온 「한국직업사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직업수는 94년 현재 1만2천45종이다.미국의 2만5천여종에야 미치지 못한다지만 10년전보다 1천5백94종이 늘어난 것이라 한다.역시 첨단기기 분야에서 가장 많은 새 직종이 생겨났다.없어진 것도 많지만 수의디자이너 같은 직종은 발전적으로 이어져서 이채롭다.앞으로도 시대에 뒤처지는 직종은 스러지면서 새 직종은 계속 늘어나갈 것이다.
그래,그것도 없어졌나.요맘때의 밤 골목골목 누비며 구성지고도 처량하게 외치던 소리『메밀묵이나 찹쌀떡 사려』
사람의 직업도 시대의 흐름에 따른 인간사의 변천과 부침을 함께 한다.지금이 어디 침모가 있어야 할 세상인가.재수좋게 뽑혀 왕실로 들어가 임금될 아기에게 젖을 빨릴 경우 나중에 종1품 봉보부인 벼슬을 받던 유모도 있어야 할 까닭이 없게 되었다.
제 어미아비 죽은 것도 아닌데 슬피설리 우는 곡비가 있어야 할 세상은 물론 아니다.제 부모가 눈을 감아도 곡은 커녕 눈물도 안 보이는 세태 아닌가.보부상이 있어야 할 필요도 없는데 하물며 원혐도 없이 남의 모가지 치는 망나니가 있을 수 있겠는가.『능참봉 하니까 거둥이 한달에 스물아홉번이라』고 했던 능참봉도 없어진 마당에 산지기가 있어야 할 이유도 없다.지주를 업고 뇌꼴스럽게 호가호위 하던 마름이 있어야 할 시대 또한 아니다.
정철의 문인으로 벼슬길에 나가지 않은 반항시인 석주 권필의 시 가운데 「달구지 모는 아이」(구차예)가 있다.『서른살 마흔살 되어도 그대는 마냥 총각이라지』하면서 동정어린 눈길을 보내는 시다.그때 있었던 소(말)달구지는 한세대 전까지만 해도 시골 신작로에서 볼 수 있었던 운송수단이다.사람의 운송수단으로는 인력거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그걸 주제로 한 주요섭의 단편 「인력거꾼」이 있다.상하이를 무대로 하여 1925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휴머니즘의 눈길로 한 인력거꾼의 죽음을 묘사한다.그 달구지꾼하며 인력거꾼 시절에야 교통사고란건 없었지.
얼마전에 나온 「한국직업사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직업수는 94년 현재 1만2천45종이다.미국의 2만5천여종에야 미치지 못한다지만 10년전보다 1천5백94종이 늘어난 것이라 한다.역시 첨단기기 분야에서 가장 많은 새 직종이 생겨났다.없어진 것도 많지만 수의디자이너 같은 직종은 발전적으로 이어져서 이채롭다.앞으로도 시대에 뒤처지는 직종은 스러지면서 새 직종은 계속 늘어나갈 것이다.
그래,그것도 없어졌나.요맘때의 밤 골목골목 누비며 구성지고도 처량하게 외치던 소리『메밀묵이나 찹쌀떡 사려』
1995-01-1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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