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조종사」 협상을 보는 서울의 시각/북의 「정치카드화」로 연내송환 불확실/핵합의 유지하려 조기타협 가능성도
미군 헬기 조종사 보비 홀 준위의 송환을 낙관해오던 정부내에서도 송환협상이 장기화되면서 딜레마에 빠지는 기미를 보이자 조금씩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정부의 우려는 홀 준위의 송환이 연말을 넘길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에서 시작된다.또 그럴 경우 또다시 북한을 상대로 한국과 미국이 지루한 「소모전」을 벌여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이다.우려는 2년동안의 협상끝에 어렵게 구축된 북미합의라는 한반도의 현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데까지 이어진다.
지난 28일 평양에 도착한 토마스 허바드 부차관보의 첫 송환협상은 결렬된 것으로 전해진다.북한은 27일과 29일 보비 홀 준위의 사진과 자백서를 잇따라 공개했다.겁먹은 표정으로 두손을 번쩍 든 홀 준위의 사진과 『북한땅을 불법침입했다』면서 『관대한 용서를 애원』하는 자백서는 미국인의 자존심을 강하게 자극하고 있다.북한은 사태를 진정하기 보다는 확산시키는쪽으로 가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정부내에서는 홀 준위를 선선히 내주기보다는 어려운 과정을 밟아 좀더 생색을 내려고 하는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그러나 북한이 그런 의도를 갖고 있었다면 오히려 홀 준위를 크리스마스에 맞춰 돌려보내는 것이 나았다는 지적이다.북한이 홀 준위를 억류함으로써 허바드 부차관보를 불러들이고 장성급 군사접촉을 했지만 오히려 득보다는 실이 많다고 당국자들은 분석하고 있다.불필요하게 미국 의회와 행정부,그리고 국민들에게 북한의 호전적인 성향을 다시 한번 드러냈으며 북미합의에까지 비판적인 여론을 조성해버렸다는 것이다.또 허바드 부차관보 보다는 최근 방북한 미 하원 빌 리차드슨의원에게 선물을 주는 것이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유리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정부의 한편에서는 북한이 미국이 당황할만한 특정한 상황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계속 큰소리를 치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갖고 있다.
아직 정부내에 홀 준위의 송환에 대해 낙관적인 관측이 지배적이다.북한이 북미합의의 구도를깰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홀 준위를 억류할만한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외무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홀 준위가 허바드 부차관보와 함께 연말안에는 돌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만일 홀 준위의 송환이 올해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문제가 복잡해진다.허바드 부차관보가 북한으로 가기에 앞서 『시간만 끄는 식의 협상은 하지 않겠다』고 강조한만큼 그의 평양체류 기간은 올해를 넘기지 않을 것 같다.최악의 경우 허바드가 홀준위를 북한에 내버려둔채 혼자만 서울로 돌아오게 된다.
외무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이 올 수 있는 두가지 가설을 제시했다.먼저 북한이 홀 준위를 계속 억류하며 「송환카드」를 좀더 이용해보자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또 한가지는 북한 군부의 강경태도가 외교부팀을 억누르는 상황이다.두가지 모두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만들 것임에 틀림없다.<이도운기자>
◎미 “송화·핵합의 연계 유보”의 배경/“협상 진행중”… 북한 자극않고 상화주시/핵합의 미 국익에 부합… 강경대응 자제
클린턴 미행정부는 북한의헬기조종사억류문제와 북미핵합의이행문제의 연계를 최대한 자제하면서 간첩행위 주장을 단호히 일축했다.
북한이 홀준위를 계속 억류할 경우 의회를 중심으로 대두되고 있는 대북강경기류가 급상승,미·북한간의 핵합의이행이 벽에 부딪칠 것으로 예상된다.
클린턴대통령은 28일 신임 농무장관을 임명하는 자리에서 북한문제와 관련,『북한이 조종사를 억류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단언함으로써 북한의 「간첩행위」주장을 일축했다.
그러나 클린턴대통령은 북핵합의이행에 따른 중유1차분 선적과 홀준위 석방의 연계문제에 대해선 『미정부대표가 현재 북한당국과 논의중이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그같은 문제를 얘기하는 것은 때가 이르다』고 답변함으로써 유보적인 자세를 취했다.
국무부도 클린턴대통령의 입장표명에서 한치도 더 나가지 않은채 연계문제는 신중하게 다뤄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취했다.
매커리 국무부대변인은 홀준위 석방이 늦어지면 중유선적등 북미합의이행이 무산되느냐는 질문에 『아직 그 단계는 아니다』면서 『핵합의는 북한의 이해에도 도움이 되지만 미국의 국익에도 부합되는 것』이라고 말해 「공식적인 연계」가 시기상조임을 분명히 했다.
클린턴행정부의 이같은 신중한 자세는 현재 평양을 방문중인 토마스 허바드국무부 동아태부차관보가 북한외교당국과 교섭중인 상황에서 북한을 자극할 필요가 없으며 좀더 상황의 진척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북한이 관영 중앙통신을 통해 홀준위가 정찰임무중 「불법침범」을 자백하고 『고향의 부모와 부인,아이들이 나의 귀환을 애타게 고대하고 있다』는 내용을 방송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무부는 28일 북한의 「미군헬기의 간첩행위」주장을 일축한데 이어 북한방송의 통신인용보도 이후에도 『우리는 모든 간첩행위주장을 거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북한전문가들은 북한측이 홀준위의 자백사실을 선전하고 「용서」를 구했다고 보도한 사실에 비추어 석방이 임박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나 아직은 석방과 관련한 특별한 징후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측이 홀준위의 간첩행위로 주장하려 계속억류하고 있는데 대해 미국내에서는 북한에 대한 2가지의 가설을 상정하고 있다.
첫째는 북한내부의 강온그룹간의 갈등,특히 홀준위의 신병을 확보,조사하고 있는 군부와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외교부와의 사이에 처리방침을 달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클린턴대통령은 이러한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언급을 회피했고 매커리대변인은 『북한의 군부가 핵합의를 파기시키려고 하는가』라는 물음에 『아직까지 그같은 결론을 내릴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을 다녀온 프랭크 머코스키상원의원(공화·알래스카주·차기동아태소위원장내정자)은 김정일이 아직 권력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고 사망한 조종사 하일먼준위의 시신을 송환해온 빌 리처드슨하원의원(민주·뉴멕시코주)은 군부와 외교당국간의 견해가 크게 다르다고 설명하고 있다.
둘째는 북한이 「벼랑끝 협상」전략의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것이다.
허바드특사가 28일 북한의 외교부 고위인사와 2시간반에 걸쳐 석방교섭을 했지만 별 성과가 없었고 29일 다시 회동키로 한 것이나 이와는 별도로 판문점에서 미군과 북한군장성간의 접촉이 계속되는 것은 북한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뭔가를 얻어야겠다는 속셈아래 교섭협상을 결렬직전까지 끌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북한이 허바드특사의 입북에 맞춰 「간첩행위에 대한 미국정부의 사과」를 중앙통신을 통해 주장하고 있는것 등은 과거 북핵협상과정에서도 이따금 구사했던 북한의 협상전술의 하나로 볼수 있다는 것이다.
허바드특사의 대북송환교섭이 성공할지,실패할지 단정하기는 어려우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1주일후인 새해 1월4일 공화당이 장악한 제104회 미의회가 개원되는 시점까지도 송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북미합의이행이 완전히 벽에 부딪치는 대북강경론이 폭발할 것이라는 점이다.<워싱턴=이경형특파원>
미군 헬기 조종사 보비 홀 준위의 송환을 낙관해오던 정부내에서도 송환협상이 장기화되면서 딜레마에 빠지는 기미를 보이자 조금씩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정부의 우려는 홀 준위의 송환이 연말을 넘길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에서 시작된다.또 그럴 경우 또다시 북한을 상대로 한국과 미국이 지루한 「소모전」을 벌여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이다.우려는 2년동안의 협상끝에 어렵게 구축된 북미합의라는 한반도의 현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데까지 이어진다.
지난 28일 평양에 도착한 토마스 허바드 부차관보의 첫 송환협상은 결렬된 것으로 전해진다.북한은 27일과 29일 보비 홀 준위의 사진과 자백서를 잇따라 공개했다.겁먹은 표정으로 두손을 번쩍 든 홀 준위의 사진과 『북한땅을 불법침입했다』면서 『관대한 용서를 애원』하는 자백서는 미국인의 자존심을 강하게 자극하고 있다.북한은 사태를 진정하기 보다는 확산시키는쪽으로 가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정부내에서는 홀 준위를 선선히 내주기보다는 어려운 과정을 밟아 좀더 생색을 내려고 하는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그러나 북한이 그런 의도를 갖고 있었다면 오히려 홀 준위를 크리스마스에 맞춰 돌려보내는 것이 나았다는 지적이다.북한이 홀 준위를 억류함으로써 허바드 부차관보를 불러들이고 장성급 군사접촉을 했지만 오히려 득보다는 실이 많다고 당국자들은 분석하고 있다.불필요하게 미국 의회와 행정부,그리고 국민들에게 북한의 호전적인 성향을 다시 한번 드러냈으며 북미합의에까지 비판적인 여론을 조성해버렸다는 것이다.또 허바드 부차관보 보다는 최근 방북한 미 하원 빌 리차드슨의원에게 선물을 주는 것이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유리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정부의 한편에서는 북한이 미국이 당황할만한 특정한 상황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계속 큰소리를 치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갖고 있다.
아직 정부내에 홀 준위의 송환에 대해 낙관적인 관측이 지배적이다.북한이 북미합의의 구도를깰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홀 준위를 억류할만한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외무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홀 준위가 허바드 부차관보와 함께 연말안에는 돌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만일 홀 준위의 송환이 올해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문제가 복잡해진다.허바드 부차관보가 북한으로 가기에 앞서 『시간만 끄는 식의 협상은 하지 않겠다』고 강조한만큼 그의 평양체류 기간은 올해를 넘기지 않을 것 같다.최악의 경우 허바드가 홀준위를 북한에 내버려둔채 혼자만 서울로 돌아오게 된다.
외무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이 올 수 있는 두가지 가설을 제시했다.먼저 북한이 홀 준위를 계속 억류하며 「송환카드」를 좀더 이용해보자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또 한가지는 북한 군부의 강경태도가 외교부팀을 억누르는 상황이다.두가지 모두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만들 것임에 틀림없다.<이도운기자>
◎미 “송화·핵합의 연계 유보”의 배경/“협상 진행중”… 북한 자극않고 상화주시/핵합의 미 국익에 부합… 강경대응 자제
클린턴 미행정부는 북한의헬기조종사억류문제와 북미핵합의이행문제의 연계를 최대한 자제하면서 간첩행위 주장을 단호히 일축했다.
북한이 홀준위를 계속 억류할 경우 의회를 중심으로 대두되고 있는 대북강경기류가 급상승,미·북한간의 핵합의이행이 벽에 부딪칠 것으로 예상된다.
클린턴대통령은 28일 신임 농무장관을 임명하는 자리에서 북한문제와 관련,『북한이 조종사를 억류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단언함으로써 북한의 「간첩행위」주장을 일축했다.
그러나 클린턴대통령은 북핵합의이행에 따른 중유1차분 선적과 홀준위 석방의 연계문제에 대해선 『미정부대표가 현재 북한당국과 논의중이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그같은 문제를 얘기하는 것은 때가 이르다』고 답변함으로써 유보적인 자세를 취했다.
국무부도 클린턴대통령의 입장표명에서 한치도 더 나가지 않은채 연계문제는 신중하게 다뤄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취했다.
매커리 국무부대변인은 홀준위 석방이 늦어지면 중유선적등 북미합의이행이 무산되느냐는 질문에 『아직 그 단계는 아니다』면서 『핵합의는 북한의 이해에도 도움이 되지만 미국의 국익에도 부합되는 것』이라고 말해 「공식적인 연계」가 시기상조임을 분명히 했다.
클린턴행정부의 이같은 신중한 자세는 현재 평양을 방문중인 토마스 허바드국무부 동아태부차관보가 북한외교당국과 교섭중인 상황에서 북한을 자극할 필요가 없으며 좀더 상황의 진척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북한이 관영 중앙통신을 통해 홀준위가 정찰임무중 「불법침범」을 자백하고 『고향의 부모와 부인,아이들이 나의 귀환을 애타게 고대하고 있다』는 내용을 방송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무부는 28일 북한의 「미군헬기의 간첩행위」주장을 일축한데 이어 북한방송의 통신인용보도 이후에도 『우리는 모든 간첩행위주장을 거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북한전문가들은 북한측이 홀준위의 자백사실을 선전하고 「용서」를 구했다고 보도한 사실에 비추어 석방이 임박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나 아직은 석방과 관련한 특별한 징후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측이 홀준위의 간첩행위로 주장하려 계속억류하고 있는데 대해 미국내에서는 북한에 대한 2가지의 가설을 상정하고 있다.
첫째는 북한내부의 강온그룹간의 갈등,특히 홀준위의 신병을 확보,조사하고 있는 군부와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외교부와의 사이에 처리방침을 달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클린턴대통령은 이러한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언급을 회피했고 매커리대변인은 『북한의 군부가 핵합의를 파기시키려고 하는가』라는 물음에 『아직까지 그같은 결론을 내릴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을 다녀온 프랭크 머코스키상원의원(공화·알래스카주·차기동아태소위원장내정자)은 김정일이 아직 권력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고 사망한 조종사 하일먼준위의 시신을 송환해온 빌 리처드슨하원의원(민주·뉴멕시코주)은 군부와 외교당국간의 견해가 크게 다르다고 설명하고 있다.
둘째는 북한이 「벼랑끝 협상」전략의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것이다.
허바드특사가 28일 북한의 외교부 고위인사와 2시간반에 걸쳐 석방교섭을 했지만 별 성과가 없었고 29일 다시 회동키로 한 것이나 이와는 별도로 판문점에서 미군과 북한군장성간의 접촉이 계속되는 것은 북한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뭔가를 얻어야겠다는 속셈아래 교섭협상을 결렬직전까지 끌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북한이 허바드특사의 입북에 맞춰 「간첩행위에 대한 미국정부의 사과」를 중앙통신을 통해 주장하고 있는것 등은 과거 북핵협상과정에서도 이따금 구사했던 북한의 협상전술의 하나로 볼수 있다는 것이다.
허바드특사의 대북송환교섭이 성공할지,실패할지 단정하기는 어려우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1주일후인 새해 1월4일 공화당이 장악한 제104회 미의회가 개원되는 시점까지도 송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북미합의이행이 완전히 벽에 부딪치는 대북강경론이 폭발할 것이라는 점이다.<워싱턴=이경형특파원>
1994-12-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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