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과 책임/성기호 성결교 신학대학 총장(굄돌)

신용과 책임/성기호 성결교 신학대학 총장(굄돌)

성기호 기자 기자
입력 1994-12-11 00:00
수정 1994-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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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사회에 살면서 다른 사람의 신용을 받는다는 것은 중요하다.나를 믿기에 외상으로 물건을 팔고,돈을 빌려주기도 한다.그러나 처음부터 나를 믿게 하기란 쉽지 않다.신용카드 하나를 구하려 해도 그간 쌓아온 신용정도를 증명해야 하고 다른 사람의 보증이 있어야 한다.더 큰 신용을 얻기 위해서는 작은 액수부터 착실히 신용을 쌓아갈 필요가 있다.

처음엔 신청을 해봐도 거절되기 일쑤이던 신용카드였는데 어느 시점에 이르자 각 은행과 신용카드회사에서 서로 자기 카드를 받아달라고,서명만 하고 사용하라고 여러가지 달콤한 조건까지 붙여 귀찮을 정도로 권유해 온다.그간 쌓아온 신용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남에게 신용을 받을수록 더 큰 책임이 있음을 느끼고 다른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조심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신용사회에서는 한번 신용을 잃으면 다시는 일어날 수 없을 만큼 큰 타격을 입는다.카드 사용이 정지되는 것은 물론,자동차의 할부구입이나 은행의 대출이 안 되고,월세방을 얻기도 힘들게 된다.신용사회에서 발을 붙이고 살기가어렵게 된다.

상대방도 나를 믿어주지만,나도 그로 하여금 나를 믿을 수 있도록 생활하는 것이 필요하다.이렇게 서로 믿고 살아가는 사회에서는 내가 행사할 수 있을 권한을 기뻐하기에 앞서 감당해야 할 책임이 큼을 깨닫고 오히려 어깨가 무거워진다.이러한 마음이 신용사회를 살아가는 민주시민의 올바른 자세일 것이다.

그런데 믿어줌을 기화로 자기의 이익을 챙기려 하거나 믿어준 신용을 배반하는 사람이 있다면 현대의 신용사회를 함께 살아가기 어려운 이웃이라고 낙인찍히고 말 것이다.특히 믿음을 배반한 사람이 공직자이거나 그럴리 없을 것이라고 믿고 있던 사회의 지도급 인사라면 실망과 분노가 그에 비해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믿어준 국민을 어이없이 배신하고 실망시킨 우리의 이웃들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면서 신용과 책임은 뗄 수 없는 함수관계임을 다시 한번 생각한다.세계화 국제화로 가는 조국의 앞날은 신용사회의 정착과 함께 그에 따른 정직성과 책임성의 확대에 달렸다고 본다.
1994-12-1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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