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R비준­당정개편 결단 내린듯/궁금한 김 대통령 휴가구상

UR비준­당정개편 결단 내린듯/궁금한 김 대통령 휴가구상

이목희 기자 기자
입력 1994-08-07 00:00
수정 1994-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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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국회로 가닥… 당·정갈등 정리/대폭 개편 예상속 TK포용책 관심

김영삼대통령이 지난 2일부터의 여름휴가를 끝내고 7일 서울로 돌아온다.대통령이 휴가기간동안 무슨 구상을 했으며 그를 어찌 펼쳐놓을 지에 모두의 촉각이 쏠려 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김대통령이 청남대에서 보낸 휴가일정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푹 쉬고 있다고만 알아달라』는 정도이다.

그러나 실제상황은 그렇지 않은 듯 싶다.청와대 비서실이나 각 부처,민자당에서 올린 보고문건이 매일 청남대로 보내지고 있음에도 김대통령은 수시로 직접 업무를 파악하고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식 일정만 없다 뿐이지 실제로는 대통령의 업무를 모두 챙기는 셈이다.청남대를 휴가처가 아니고 「하계집무실」이라 지칭하는 것도 일리가 있다.

김대통령의 「핫 라인」전화가 주로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알면 그의 관심의 방향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대통령의 불시전화 때문에 24시간 긴장한 대표적인 곳은 청와대의 비서실장실과 정무및 외교안보수석실이다.김대통령이 휴가기간에도 정치문제와 외교·국방·남북문제는 직접 다루었다고 보면 틀림없다.

그 가운데서도 정무수석실은 더욱 바빴다.정치문제가 가장 큰 현안임을 시사한다.이원종정무수석은 대통령과 같은 기간 휴가일정을 짰으나 결국 휴가를 반납하고 말았다.대통령이 하루에도 몇차례씩 찾으니 서울을 벗어나기 힘든 처지였다.차라리 집무실을 지키는게 속편하다고 여겼는지 계속 청와대에 출근했다.

김대통령은 지난해에도 8월 8일 여름휴가에서 돌아와 9일 옛조선총독부건물의 철거,11일 구조선총독관저철거를 지시했고 12일에는 금융실명제라는 메가톤급 조치를 단행했다.어찌 보면 비정치적 분야에서의 결단들이다.

하지만 올해는 정치문제에 있어 결정해야 할 사안들이 많다.당장 8월 임시국회의 소집여부를 교통정리해주어야 한다.청와대와 민자당이 미묘한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모두들 대통령의 「처분」만 바라고 있는 형국이다.

지금으로서는 임시국회를 여는 쪽이 우세하다.김대통령과 상시보고채널을 가동시키고 있는 이정무수석이 일관되게 8월말 임시국회에서 우루과이라운드(UR)비준안의 처리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 때문이다.

여름휴가를 끝낸 김대통령에게 주어진 정치적 숙제는 또 있다.「8·2 보궐선거」뒤의 여야관계를 어떻게 재정립하며 이른바 「TK민심이반」을 다독거릴 묘책은 무엇이냐하는 것이다.

김대통령의 정치스타일은 어려움이 있으면 더 큰 사안을 터뜨려 그를 극복하는 형태로 많이 나타났다.「깜짝쇼」라는 비판도 있었으나 「정면돌파」라는 평가도 받았다.

따라서 보궐선거에서의 사실상 패배와 UR비준안 처리를 둘러싼 경색정국을 일거에 푸는 고단위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대두한다.금융실명제 같은 정책적 충격조치가 별로 남아 있지 않기에 대대적 당정개편이 선택되리라는 예상이 폭넓게 퍼져가고 있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대통령이 당정개편을 한다해도 UR파동을 덮는 식의 졸속개편은 아닐 것』이라면서 『내년의 자치단체장선거에 대비,출마 예상인사들이 공직에서 물러나고 선거관리내각이 구성되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그리고 9월 정기국회라는 정치일정을 감안하면 대대적 당정개편시기를 유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목희기자>
1994-08-0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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