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여지도/“지형도 아닌 풍수지도”

대동여지도/“지형도 아닌 풍수지도”

서동철 기자 기자
입력 1994-07-27 00:00
수정 1994-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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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균형 교원대교수 논문 「…교수논총」서 주장/지도 구성도가 풍수 3요소 산·강·향과 일치/산맥이 용의모습…태극지형으로 명당 표시

우리나라 고지도의 대명사인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가 풍수지이적인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지도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균형 한국교원대교수(지리학)는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지리학적으로 본 대동여지도」라는 제목의 논문을 「교원대 교수논총」에 발표했다.

한교수는 『대동여지도를 지도요소별로 분석하면 산맥도·하계망도·도로망도로 나누어지는데 이는 바로 풍수지리의 기본적인 3요소인 산·강·향과 일치하는 것』이라면서 『이렇게 볼 때 대동여지도는 틀림없는 풍수지도』라고 주장했다.

「대동여지도」는 잘 알려진 대로 조선 후기의 실학자이자 지리학자인 고산자 김정호가 1861년(철종 12년)에 펴낸 약 16만분의 1 축척의 목판본 전국지도.남북 22층으로 각층은 가로 20.1㎝,세로 30.2㎝ 크기의 8폭으로 접을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순서대로 이으면 세로 7m,가로 3m에 달하는 한장의 커다란 우리나라 전도가 된다.

한교수는 「대동여지도」가 지형 부분은 김정호 자신이 1834년(순조 34년)에 펴낸 「청구도」를 바탕으로 했으나 그림은 완전히 달라 풍수도에 가깝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를테면 풍수에서 산을 용에 비유해 신성시하는 것처럼 「대동여지도」에 나타난 산과 산맥은 용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대동여지도」를 보면 풍수에서 말하는 대간용에 속하는 백두대간이 가장 굵고 소간용에 해당하는 장백정간은 가늘어지며 각각 하나 씩이 보인다.대지용과 소지용에 비유되는 많은 정맥들과 지맥들도 점점 가늘어지며 어떤 곳은 끊어져서 나타나기도 한다.이것은 연결선이 굵을수록 기가 조산으로부터 많이 전달된다는 풍수의 원리를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 한교수의 주장이다.

또 산태극·수태극의 태극지형으로 명당형태를 지도에 의도적으로 많이 나타낸 것이나 고을의 위치를 3면이 산으로 싸인 삼태기지형 속에 나타낸 것도 이 지도가 실제 지형의 묘사보다 풍수도로서의 역할이 강함을 나타내주고 있다는 것이다.한교수는 『실학자였던 김정호가 당시 서양의 지도제작 기술을 참작했다면 더욱 정밀한 지도를 만들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1832년 영국의 통상압력에 이은 1854년 러시아군함 및 1856년 프랑스군함의 잇따른 출몰에 따라 나타난 조선사회의 안전지대나 명당자리에 대한 간절한 요망이 김정호로 하여금 이 지도를 만들게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또 『당시 김정호의 나이 60여세로 묘자리에 대한 관심이 높았을 가능성이 큰데다 조선 후기 전국 송사의 80% 가까이가 묘자리 싸움이어서 풍수지도의 출현을 사회가 몹시 갈망했다는 점도 이 지도가 만들어진데 대한 설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서동철기자>
1994-07-2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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