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사령탑 맞은 통일안보팀

새 사령탑 맞은 통일안보팀

구본영 기자 기자
입력 1994-05-01 00:00
수정 1994-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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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해결 우선·원칙있는 남북대화”/대북정책 골격 큰 흔들림 없을듯

이영덕통일부총리의 총리승진으로 1주일 이상 비어있던 통일부총리에 이홍구 평통수석부의장이 기용됨에 따라 통일안보팀이 새로운 진용을 갖추었다.

그러나 이번에 통일안보팀의 사령탑이 바뀌었다 해도 문민정부의 대북정책 추진기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즉 핵문제 최우선 해결 원칙이나 원칙있는 남북대화를 추진한다는 대북 전략의 큰 가닥은 불변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같은 전망은 김영삼대통령이 통일안보팀을 전면 개편하지 않고 이전부총리의 총리 승진으로 생긴 통일부총리의 자리만 메운 데서도 분명해진다.다시 말해 부총리 재임시절 북한의 인권문제를 앞장서 거론했던 이신임총리를 발탁한 배경이나 6공때 통일원장관을 역임했던 이홍구씨를 다시 기용한 것에서 통일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감지된다.

물론 통일안보팀의 좌장인 이신임통일부총리의 성향도 대북정책 추진기조의 골격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추론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그는과거 6공의 첫 통일원 장관으로서 2년여 재임하면서 「7·7선언」,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남북교류협력법 제정 등 당시로선 전향적인 「작품」을 남긴 바 있다.특히 「7·7선언」은 남북관계를 「동반자관계」로 규정,탈냉전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내다본 상당히 진보적 정책이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기본적으로는 중도 우익적 성향의 인물이라는 게 그를 잘 아는 인사들의 한결같은 평가이다.말하자면 「보수 속의 진보」를 표방하는 인물이라는 것이다.따라서 굳이 현 통일외교안보 4인체제를 진보와 보수의 스펙트럼으로 분류하자면 한승주외무­이홍구통일­정종욱외교안보수석­김덕안기부장의 순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듯하다.

때문에 이같은 그의 성향으로 보아 모양내기가 아닌 실질적인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를 추구하고 북한핵문제에 당근과 채찍을 함께 구사해온 지금까지의 기조가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그동안 강온이 맞서 이따금 마찰을 빚어온 통일안보팀 가운데 이신임부총리는 연령이나 학문적인 입장에서 명실상부한 좌장격이다.이는 소리가 나지 않는 가운데 추진력을 발휘하는 그의 업무 추진 스타일과 함께 대북정책에 대한 통일원의 총괄조정 기능 강화에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다만 그 역시 현정부의 실세그룹이 아니다.그래서 통일안보정책조정회의 신설과 함께 분명해진 청와대의 대북정책 직접 관장 의지와 어떻게 조화를 이뤄나갈 지는 좀더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구본영기자>
1994-05-0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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