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유화노선 고개드는 워싱턴 기류

대북 유화노선 고개드는 워싱턴 기류

이경형 기자 기자
입력 1994-03-26 00:00
수정 1994-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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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지도부,“북핵 온건대응” 선회/회견·증언 통해 「한반도 파국상황」 부인/“새 협상수단 강구 시점” 대화 목색 시사

『미국은 아직도 북한핵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희망하고 있으며 그렇게 될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클린턴대통령 24일 기자회견)『한반도에서 만일 전쟁이 일어난다면 지상전은 대부분 한국군이 수행하게 될 것이며 미군은 공중지원에 치중하게 될것이다.그러나 현재로선 북한군의 특별한 움직임이 탐지되지 않고 있다』(월터 슬로컴 국무부부차관 24일 미하원군사위청문회 증언)『한반도 상황이 심각한 것은 사실이나 즉각적인 위기가 존재한다고는 보지 않는다』(제임스 레이니 주한미대사 24일 NBC-TV 대담)『주한미군 증파 가능성에 대한 페리 국방장관의 발언은 긴급사태가 발생했을 때에 대비한 언급이며 현단계로선 주한미군 증파까진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한다』(데니스 박스 미국방부대변인 24일 정례브리핑)…

○자극 불필요 인식

북한핵문제에 대해 24일 하룻동안에만도 클린턴대통령에서부터 북한핵문제를 다루는 실무책임자에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발언을 했다.이날 발언들에서 공통된 점은 ▲북한핵문제가 아직 파국상황에까지 이른 것은 아니다 ▲한반도의 위기감이 심각한 것은 사실이나 현재로선 북한측의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 ▲대화를 통해 북한핵문제를 해결할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 등이다.

이는 북한의 핵개발의혹을 둘러싸고 전쟁발발이냐 평화적인 해결이냐의 기로에 선 것으로까지 보이던 한반도의 긴장 고조가 24일을 기점으로 대결국면에서 외교적 해결쪽으로 방향을 잡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수 있다.유엔안보리의 대북한 결의안이 북한에 대해 재사찰 수용을 다시한번 촉구하는 온건한 내용으로 돼있는 상태에서 위기론을 고조시켜 북한을 자극하는 것이 문제해결에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이같은 방향선회를 가져온 주원인이라고 할수 있다.

○“전쟁고려 미친짓”

미하원군사위 위원장인 민주당의 로널드 델럼스의원은 이날 『북한의 핵개발 문제를 둘러싸고 전쟁까지 고려한다는 것은 미친 짓』이라면서 전쟁으로까지 이어질수 있는대북한 압력 행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이에 대해 슬로컴 부차관은 『「불바다」같은 전쟁을 연상시키는 용어는 북한측이 먼저 사용한 것이며 미국은 여전히 북한핵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할 아무런 이유도 갖고 있지 않다.한반도에서 군사행동이 벌어진다면 이는 북한의 결정에 의해서일 것』이라고 대답했다.

슬로컴부차관은 이어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을 위해선 때때로 난관에 봉착했음을 시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그럴 때는 다른 수단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고 적절하다.지금이 바로 그런 단계에 와 있다』고 말했다.이같은 슬로컴부차관의 말은 미국이 아직은 북한에 대한 강온 양면책중 온건책에 더 비중을 두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돌파구 모색 추측

그러나 북한핵에 대한 확실한 대응 방향은 김영삼대통령의 일본및 중국방문이 끝난 후에야 결정될 것이라는 게 지금으로선 일반적인 시각이다.미국이 되풀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북한핵문제를 대화를 통해 해결할 뚜렷한 대책을 미국이 갖고 있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지만 미국이 팀스피리트훈련을 중지하고 북한과 미국간의 고위급 회담 재개를 보장한다면 사찰을 다시 수용할수도 있다는 북한측 표명과 동시에 미국에서도 온건노선의 주장이 대두된 것은 어떤 접촉점을 찾았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워싱턴=이경형특파원>
1994-03-2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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