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값 비싸고 국제교류 폐쇄적”(미술화제)

“그림값 비싸고 국제교류 폐쇄적”(미술화제)

입력 1993-10-12 00:00
수정 1993-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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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미술지/외국시각서 한국미술계 해부

미국의 미술전문 월간지 「아트 인 아메리카」 최근호가 한국미술계의 난맥상과 정부의 그릇된 미술정책등을 낱낱이 파헤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월간「미술세계」10월호에 인용,게재된 「한국으로부터의 보고」(Report from Korea)란 글에서 이 잡지는 한국 미술계의 현황과 특성을 외국인의 객관적인 시각에서 지적,한국미술계에 경종을 울려주고있다.

이 글은 우선 한국 유명화가의 경우 보통 작품1점당 가격이 5만∼8만달러(한화4천60만∼6천5백만원)로 매우 비싼 편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국내자금의 해외유출을 엄격히 통제하는 한국정부의 보호무역주의적 통화정책으로 해외화상들이 한국에서 외국작품을 판매하는것은 극히 어려워 이들이 한국 미술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한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화가들은 국내전시만 고집할뿐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거의 전시회를 갖지않고,서양화상들 역시 한국전시를 꺼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한국에서 정부가예산을 지원하는 전시관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단 두곳 뿐이며 일반 전시활동은 결국 1백개가 넘는 개인화랑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한국의 화랑은 상업화랑과 비상업화랑의 구분이 매우 애매하고 대부분이 세들어 있는 형편이라고 밝히기도. 게다가 대부분의 화랑이 수입을 낮춰 보고하기 위한 이중장부를 작성하는 일이 일반화돼 있으며 이러한 관행은 서구인들의 진출을 한층 힘들게 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인맥과 학맥위주의 경직된 한국화단에 관해서도 언급,서양화단의 경우 박서보 윤형근씨가 구축한 정상에 근접해야만 호평을 받고 혁신적이며 이단적인 새로운 시도는 무시당한다고 비평했다.

이와함께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씨의 말을 인용,『한국미술계의 권력구조는 서울대와 홍익대의 경쟁관계를 통해 이해할수 있으며 두 대학의 갈등은 객관성있는 전시와 해외전시를 어렵게 하는 큰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밖에 한국의 문화체육부는 미술계에 어느정도 자금지원을 하고있으나 어떤 전시도 직접 주관하는 예는 없으며 이는 일본정부의 잘 조직된 지원과는 큰 대조를 이룬다고 덧붙였다.
1993-10-1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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