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야법조계도 거듭나야한다/김종인(데스크 시각)

재야법조계도 거듭나야한다/김종인(데스크 시각)

김종일 기자 기자
입력 1993-09-28 00:00
수정 1993-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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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주변에서는 법복을 벗고 변호사개업을 준비하는 판·검사들을 두고 『일수돈 넣다가 적금을 들 수 있어 좋겠다』고 말한다.월급쟁이 생활을 청산하고 「보따리장수」에 나서면 형편은 한결 나아진다는 것을 꼬집는 속언이라 할 수 있다.

○「허가낸 도둑」 냉소

일반사람들은 「변호사와 의사는 허가낸 도둑들」이라는 표현을 곧잘 쓴다.의료보험이 실시돼 병원의 사정이 크게 달라졌지만 「돈이 무서워」 병원이나 변호사사무실 문을 두드리기가 겁난다는 옛사람들의 정서를 대변한 대목이다.

변호사를 돈 잘 버는 직업인으로 보려는 이같은 말속에는 역설적으로 고도의 직업윤리를 강조하는 국민들의 바람이 담긴 것으로도 해석할수 있을 듯 싶다.

사실 법원·검찰과 더불어 법조3윤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변호사집단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어느 직업인들이나 기관들보다 크고 또 변호사나 그 집단이 그러한 기대에 부응해온 것도 사실이다.군사정권시절 부당한 권력에 맞서 소리 높여 민주화를 부르짖고 인권을 강조한 대표적인 집단은 역시 변호사단체였다.법원과 검찰이 권력의 시녀가 되어 침묵하고 있을 때 앞장서서 질타했고 법정이나 거리에서 양심을 실천하다 옥고를 치른 변호사들도 적지 않았음을 많은 사람들은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요즘 우리 주변에서는 변호사들에 대한 실망과 우려를 표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사회전반에 걸쳐 이뤄지고 있는 개혁의 흐름에 가장 뒤처진 집단의 하나라는 비난의 여론도 만만찮다.

○사정불구 비위 증가

법조계를 둘러싼 각종 비리를 도려내고 대대적인 수술을 하기 위해서는 재야법조계도 근본적인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높은 것이다.

국민들로부터 불신의 빌미가 되는 과다수임료와 사건브로커고용,전관예우를 이용한 사건해결,불성실한 변론,탈세등 변호사들의 비위행위는 정부의 사정바람에도 끄떡없이 오히려 늘고 있는 실정이다.소송의뢰인들이 변호사들의 변론등에 불만을 품고 서울변호사회에 낸 진정서가 올들어 9월까지만도 1백50여건에 이르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배이상 증가된 수치를 보였다.

변호사 개개인의 양식에만 기대를 걸기에는 구조적으로 취약점이 너무 많다는 느낌이다.

대한변협등 관련단체들이 나서서 제도개선 방안을 폭넓게 논의,합리적인 각종안을 내놓고 이를 실천하는 것만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서민들을 위한 무료법률서비스확대,당직변호사제도의 확충,기금 확보를 통해 변론비용을 충당하는 법무보험제의 도입,비위변호사에 대한 징계강화등 폭넓은 방안이 강구될수 있을 것으로 본다.

국민들은 지금 가히 혁명적이라 할만큼 엄청난 소용돌이 속에 대대적인 세대교체와 개혁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법원과 검찰을 바라보며 재야법조계도 환골탈태한 모습을 하루빨리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자정통한 개혁기대

재조법조계를 견제하고 국민들에게 질좋은 법률서비스를 해야 하는 변호사계가 도덕성을 회복하고 건강한 모습을 갖추지 않는 한 법원과 검찰이 아무리 새 모습으로 거듭나더라도 법조계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권력이 강제할 수 없는 집단에 대해 자정운동을 통한 대개혁을 기대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더 이상 미뤄서도,늦춰서도 안된다.<사회부장>
1993-09-2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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