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이웃 돌보는 마음(사설)

불우이웃 돌보는 마음(사설)

입력 1993-09-23 00:00
수정 1993-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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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둔 고아원·양로원등 사회복지시설의 문턱이 올들어 유난히 썰렁한 분위기다.찾는이도 드물고 보내오는 성금도 줄어들어 온정의 손길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어쩌면 올추석은 어느때보다 외롭고 쓸쓸한 명절이 될것같다.

해마다 이맘때면 각 사회단체가 앞장서 이웃을 위한 성금·위문품을 거둬들이고 각 시도에 설치된 불우이웃돕기와 불우시설에 독지가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우리는 그런대로 수확의 계절다운 훈훈한 추석을 맞이할수 있었다.

그러나 올들어 불우이웃돕기가 이처럼 저조한 이유는 경기위축에 금융실명제이후 평소 지원하던 독지가들마저 현금기탁을 꺼리기 때문이란 것이다.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불우이웃돕기 성금이 5억원을 웃돌 것을 전망했으나 추석을 한달 앞두고 3억원 수준에 머물렀고 추석을 닷새앞둔 현재 다른해보다 그 성과가 저조하여 지난해의 3분의1 수준의 성금모금도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이다.또 해마다 관례로 기탁하던 관내 대기업들도 올해는 전혀 성금을 내지 않으려는 눈치다.

아무리 어려운 시절에도 우리는 늘 이웃을 생각하는 인정미넘치는 국민이었음을 문득 상기하게 된다.

전반적으로 가난을 겪던 시절에도 불우한 이웃은 있었고 전체적인 국민생활수준이 비약적으로 높아졌다해도 여전히 그늘진 곳곳에 나보다 외롭고 가난한 이웃들은 있게 마련이다.그때마다 우리는 이를 서로 돕자는 말없는 인정속에 이웃이 굶거나 병들지 않았을까 서로서로 엿보며 감싸안았었다.

그러나 사회풍조가 언제부턴가 개인주의적·이기주의적으로 변질되어 그것이 마치 선진국을 지향하는 것인양 남이야 알게 뭐냐는 비정감이 만연된 느낌이다.불우 이웃을 돕자는 창구는 썰렁한 마당에 추석연휴를 즐기려고 국내·해외 휴양지로 떠나는 인구가 예년에 비해 50%이상 늘어났다는 사실만봐도 그렇다.나만 즐기고 나만 편하면 되지 하는 생각이다.

지난번 서울대 신문연구소가 실시한 「국민생활시간 조사」에 따르면 시민의 53%가 이웃을 모르며 71%가 이웃 접촉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의 각박한 생활이 남은 모르고 나만의 쾌락적 소비주의·자기의 열락추구만이 이상적인 것으로 반영된 예이다.

풍요하면 풍요할수록 또 그것이 각박하고 메마른대로 이웃없는 나의 존재란 무의미해야함을 한번쯤 되돌아볼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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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하게 정부차원내지 각종 사회단체에 의지하지 않더라도 내가 배부를때 설혹 굶거나 외롭거나 가족을 그리거나 그런 이웃들이 내주변에 있는지 개인의 차원에서 남을 돕는일을 생각해야겠다.남과의 어려움을 나누는 일이 나에 대한 위안이며 나스스로에게 최선을 다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1993-09-2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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