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주부 환경봉사단 회장 박정애씨(인터뷰)

서울시 주부 환경봉사단 회장 박정애씨(인터뷰)

입력 1993-09-08 00:00
수정 1993-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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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정성이 환경운동의 첫걸음”/동네시장 돌며 폐식용유 수거… “기름할머니”

서울 종로구 교남동에 사는 올해 58세의 주부 박정애씨는 주위사람들로부터 「기름할머니」라 불린다.

지난해 10월 발족된 서울시 주부환경봉사단 초대회장직을 맡고 있는 박씨는 틈만 나면 동내골목길 분식점과 영천시장등 인근 시장을 돌며 직접 폐식용유를 수거해온다.폐식용유량이 많거나 거리가 먼곳일때는 남편(한도용·홍익대 미대교수)의 승용차를 이용,운반해오기도 한다.수질오염의 주범 폐식용유로 무공해비누를 만들어 보급하기 위해서다.그래서 그의 깔끔한 이층 단독주택 지하실 한켠에는 지저분한 폐식용유 깡통이 자리를 차지하고 남편의 승용차트렁크도 기름때가 묻기 일쑤다.

『조금만 정성을 들이면 수질·토양오염의 주범인 폐식용유로 강력한 세척력을 가진 무공해비누를 만들수 있지요.환경오염도 막고 알뜰살림도 할 수있으나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효과 아닙니까』

91년 여성개발원 주최의 환경세미나에 참석했던 각 구의 30·40대 주부등 4천여 주부환경봉사단 구성에 실질적인 기여를 한 박씨는 환경운동만큼은 직접 발로 뛰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그래서 「웬만큼 산다」고 하는 회원들이 공동목욕탕을 돌며 우유팩을 줍고 시장을 돌아다니며 폐지·폐건전지·폐식용유를 수거해 동별로 직접 무공해비누만들기등의 시연을 하도록 한다.

박씨는 무공해비누를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 음식을 서너번 튀겨낸 거무튀튀한 기름이 그렇게 귀하고 정다울 수가 없다고 말한다.

거품도 없이 기름걸레등도 한번에 깨끗해질 정도로 세척력이 좋아 처음에는 기름 모으는 것을 귀찮아하던 주부와 식당주인들도 조금이라도 더 모아 놓고 박씨에게 전화를 걸어 빨리 가져 가라고 한다고.그럴때마다 박씨는 그동안 만들어놓은 비누를 한아름 안고 폐식용유와 교환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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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식용유와 가성소다로 무공해비누를 만드는 날은 바람이 불고 맑은날.박씨는 동네 주부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한다.1주일에 한두번 자신의 집앞 공터에서 가득 쌓아둔 기름과 고무통 막대기를 총동원하고 주부들도 그간 모아놓은 기름병을 들고 나와 이웃간의 정담을 나누며 비누를 만드는 흥겨운 한판을 마련하고 있다.<김수정기자>
1993-09-0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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