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플레 막아 「러」 경제보호/「러」 화폐개혁 배경과 파장

초인플레 막아 「러」 경제보호/「러」 화폐개혁 배경과 파장

이기동 기자 기자
입력 1993-07-27 00:00
수정 1993-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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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자금 압박으로 기업도산등 부작용 우려

24일 전격발표된 러시아 중앙은행의 「화폐개혁」 발표는 대부분의 러시아국민들을 충격속으로 몰아넣었다.특히 지금까지 자국화폐를 도입하고서도 사실상 루블화를 병행사용해온 독립국연합(CIS)내 대부분 국가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러시아정부의 조치를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반면 중앙은행측은 이번 조치가 통화과잉으로 초인플레 기미를 보이는 루블화의 안정과 세제·금융정책·상품가격 등 경제상황이 전혀 다른 CIS국들에서 무차별 유입되는 루블화로부터 러시아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93년 이전에 발행된 루블화의 통용을 26일을 기해 전면중단하는 것과 구화폐를 새 화폐로 교환할 수 있는 한도를 시민 1명당 3만5천루블로 제한한 것이다.따라서 엄밀한 의미에서 화폐개혁이라기 보다는 「화폐권종정리」라고 할수 있다.

아놀드 빌류코프 중앙은행 부총재는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중앙은행은 이번 조치를 위해 93년 발행 새화폐로의 교환작업을 연초부터 추진,지금까지 5조루블의 새화폐를 발행하고 2조1천억루블의 구화폐를 이미 폐기시켰다』고 밝혔다.연초부터는 공무원들의 급료도 모두 새화폐로 지불하는 등의 준비조치로 7월 현재 총통화량중 새화폐 비율이 이미 88%에 달하고 이번에 사용중지된 구화폐는 총2천5백억루블 정도라고 밝혔다.일반의 우려와는 달리 시민들의 피해는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또 러시아 시민 1명당 화폐보유고를 8천루블로 잡고 1인당 화폐교환상한 3만5천루블이면 시민들의 물질적 피해를 상당부분 줄일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체르노미르딘총리를 비롯,러시아내각은 이번 중앙은행의 조치로 서민생활이 위협받을수 있다는데엔 우려를 표하면서도 화폐개혁의 필요성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체르노미르딘총리는 25일 이번 조치로 지난 90년 50루블,1백루블화 사용중지때 같은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통화안정과 경제회생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시민들의 이해를 호소했다.

보다 큰 관심은 여타 CIS국가들에 미치는 여파이다.현재 여타 CIS국에 통용되는 루블화는 전체루블화의 2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체르노미르딘총리도 『앞으로 우리와 함께 있고 싶은 나라만 남으라』며 CIS국들의 협조를 촉구했다.그러나 26일 현재 이번 조치에 지지한 나라는 카자흐·우즈벡 등에 불과하다.

한편 일부관측통들은 이번 조치를 현재 격렬하게 진행되는 보혁간 권력투쟁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의회의 통제를 받는 중앙은행이 옐친대통령에게 일대 타격을 가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이번 조치로 개인사업자들이 큰 타격을 받고 이를 통해 시장경제을 추진하는 옐친개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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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소규모 자영업자를 비롯,서민가계가 큰 타격을 받고 일시자금 압박으로 인한 기업의 연쇄도산,루블화에 대한 신뢰가 더떨어져 인플레를 더 부채질할 것이라는 점 등 부정적인 전망들도 만만치 않다.그러나 이번 조치를 중앙은행이 일방적으로 강행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모스크바=이기동특파원>
1993-07-2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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