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터없는 수술시대/복강경수술 급속 확산

흉터없는 수술시대/복강경수술 급속 확산

박건승 기자 기자
입력 1993-02-08 00:00
수정 1993-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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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촬영으로 흉부 위치 등 파악/복부 1㎝ 구멍통해 장기종양 제거/모든과로 이용 확대… 을지병원선 「종합센터」 설립

내시경의 미세수술 적용범위가 크게 넓어지면서 복강경수술이 외과영역에서 개복수술의 대체수단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외과분야에서의 복강경수술은 초기에 주로 담낭이나 맹장절제에 이용돼왔지만 요즘들어선 위·십이지장궤양및 천공,장(장)종양,장 유착증수술에서부터 탈장복원에 이르기까지 활용범위가 매우 다양하다.

이에따라 지난 90년 9월 국내에 첫 소개된 복강경수술은 2년만에 시술기관이 30여개로 늘 정도로 급속히 보급됐고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특수클리닉도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특히 서울 을지병원이 최근 외과 산부인과 비뇨기과등 각 분야의 유기적인 협조아래 복강경수술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국내 첫 「복강경 종합수술센터」(소장 최윤백박사)를 설립,가동에 들어가는등 「흉터없는 수술시대」를 향한 국내 의료계의 행보가 가속화되고 있다.

복강경수술은 컴퓨터 단층촬영을 통해 장기의 종양크기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한 뒤 복부에 직경 0.5∼1㎝의 구멍을 2∼4개 뚫고 내시경 비디오카메라 수술가위등을 집어넣어 병든 장기를 절제 또는 봉합하는 수술법.

개복수술과 달리 거의 피를 흘리지 않고 회복시간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또 복부에 1㎝미만의 구멍을 내기 때문에 수술상처가 거의 남지 않을 뿐더러 수술후 통증이나 마미성 장폐색이 나타나지 않는다.예컨대 개복수술로 담낭을 절제할 경우 병원에 7∼14일 입원해야 하고 회복까지 몇달이 걸리지만 복강경수술땐 입원기간이 1∼3일,회복기간이 1주일이면 충분하다.

을지병원 복강경종합수술센터 최윤백박사는 『복강경수술은 현재 국내 부인과 수술의 60%,일부 외과수술의 40%를 차지하고 있다』며 『적용대상은 주로 장기의 양성종양제거및 봉합』이라고 설명했다.

복강경수술이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는 분야는 담석증치료.시술이 간단할 뿐만 아니라 약물요법이나 체외충격파쇄석술등 비수술적인 방법에 비해 담석재발의 근원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각광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환자 1천5백여명이 복강경수술을 통해 담석증치료를 받은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또 급성충수염(맹장염)을 비롯해 탈장,위·십이지장궤양,장(장)유착증,직장암등의 치료법으로도 점차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특히 지난해 3월 서울대의대 박재갑교수(외과)팀이 국내 처음으로 복강경을 이용해 대장 부분절제및 봉합에 성공,복강경수술의 한 차원을 높이기도 했다.

복강경수술은 또 놀라운 기술발전으로 자궁외임신이나 자궁종양·자궁근종·골반유착등 부인과질환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과거엔 자궁암이 골반경수술의 금기영역이었으나 최근 초기자궁암의 복강경수술사례가 세계학회에 보고되기도 했다.

최박사는 『미국에서는 복강경수술이 신장이나 임파선절제에까지 활발히 적용되는 한편 장기의 악성종양(암)을 파괴하고 인공관절을 이식하는 수준에까지 이르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현재의 추세로 보아 빠른 시일안에 복강경이 모든 외과수술을 대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복강경수술에도 한계는 있다.일반적으로 전신마취가 불가능하고복벽탈장이나 급성췌장염·패혈증증세를 보이는 사람,임산부와 고혈압을 동반한 간경변증환자는 수술금지대상이다.또 상복부 수술경험자나 출혈성 경향이 있는 환자에게도 삼가는 것이 좋다.

복강경수술을 시행함에 있어 가장 큰 단점은 일부 복강경의 조작이 어려워 전문가가 아니면 성공적인 시술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이다.또 컴퓨터화면을 보면서 손으로 수술을 해야하기 때문에 그만큼 숙련도가 요구돼 수술에 걸리는 시간도 개복수술보다 30분정도 더 걸린다.

이와관련,연세대의대 김병로교수(외과)는 『외국에서는 복강경수술학회가 구성되어 각 분야별로 정보를 교환하는능 임상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복강경수술이 더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우리 현실에 맞는 수술기구및 수술개발이 조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박건승기자>
1993-02-0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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