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생필품값 다시 통제/자유화실시 1년만에/국가가격위

러,생필품값 다시 통제/자유화실시 1년만에/국가가격위

이기동 기자 기자
입력 1993-01-07 00:00
수정 1993-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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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윤 10∼25%수준 억제

【모스크바=이기동특파원】 러시아는 빵과 우유 등 11개 기초 생필품에 대해 다시 가격을 통제,치솟는 물가를 억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러시아 국가가격위원회가 5일 밝혔다.

이같은 조치는 예고르 가이다르 전총리대행의 개혁정책을 이어 나가겠다고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신임총리가 거듭 밝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혁정책의 상당한 후퇴를 시사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가가격위원회의 블라디미르 사포노프 부위원장은 이번 정부 포고령은 해당 기업들의 이윤을 판매가의 10∼25% 수준으로 묶어두기 위한 것이라면서 물가가 현 수준에서 안정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그는 빵,우유,고기와 기타 식료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이윤을 이처럼 제한키로 한 것은 『심각한 시장상황으로 볼 때 아주 부드럽고 유연한 개입』이라고 말하고 따라서 러시아가 시장경제로의 이행을 그만둔다는 뜻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체르노미르딘총리도 이날 지난달 총리직을 맡은 후 가진 첫 정책연설을 통해 러시아가 「사회지향 시장경제」(Socially oriented Market Economy)창설을 겨냥한 개혁에서 어떠한 후퇴도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1월1일자로 발효된 이 포고령에 따르면 가격이 규제되는 품목에는 빵·마카로니·차·소금·설탕·우유·고기·버터·소시지·유아용 식품·보드카 등 기초 식료품 11개품목도 들어있다.

한편 가이다르 전총리대행하에서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1월2일 대부분의 상품에 대한 가격통제를 없애 수십년간에 걸친 정부의 시장규제시대를 마감했었다.

◎물가 20배 오르는 등 급진개혁 실패/새 내각,정책노선의 대수술 불가피(해설)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신임 러시아 총리가 기본생활필수품의 가격을 다시 통제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동안 급진개혁노선을 따르던 러시아의 경제정책이 점진적인 개혁으로 바뀌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곧 예고르 가이다르 전총리서리가 지난 91년 연초부터 추진해온 급진적 가격자유화정책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며 앞으로는 현실적인 개혁정책이 추진될 것임을 뜻하는 것이다.

체르노미르딘 총리는 5일 의회연설을 통해 『지금까지의 개혁정책은 국민들에게 고통만을 강요할 뿐』이라고 지적하고 『앞으로 사치품을 제외한 생필품에 대해서는 정부가 개입하는 것만이 물가의 안정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의회 등에서 제시한 각종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년동안 러시아경제의 규모는 약 5분의1 정도가 줄어든 반면 인플레이션은 2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급진개혁정책의 부작용이 매우 심각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체르노미르딘 총리의 이번 조치는 그동안 가이다르 전총리서리가 개혁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가통제의 철폐와 생산자들에 대한 정부보조금의 철폐를 주장한 것과는 상반되는 것이다.생산자에게 보조금을 지원하고 최소한이나마 정부가 개입하기로 한데서 앞으로 개혁정책의 전반적인 노선변경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체르노미르딘 총리는 이미 이같은 정책노선의 수정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조만간 내각을 소집,「개혁 2개년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이 계획안에는 생산량의 증대,군산복합체의순수민간업체로의 전환등을 포함한 모든 경제정책의 우선순위를 새로 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체르노미르딘 총리가 이같은 정책을 집행해 나간다면 가이다르 전총리서리 때와는 달리 의회와 행정부 사이의 마찰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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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체르노미르딘 총리가 추진하게 될 점진적인 개혁이 경제를 얼마나 회생시켜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높여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확답을 하기가 어려운게 오늘 러시아의 형편이다.<주병철기자>
1993-01-0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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