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부정 은폐 “막다른 선택” 추정/조교사 자살 싸고 의혹 증폭

경마부정 은폐 “막다른 선택” 추정/조교사 자살 싸고 의혹 증폭

박성원 기자 기자
입력 1992-09-27 00:00
수정 1992-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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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뒤 「복마전」 비리 들통 우려/“경마인생 먹칠” 자책감 작용한듯

경마 승부조작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아오던 한국마사회소속 조교사 최연홍씨(51)가 26일 자살한 시체로 발견돼 최씨의 자살동기를 둘러싸고 경찰이 다각도로 조사하고 있다.

경찰과 경마장주변 관계자들은 일단 말(마)과 함께 「외길인생」을 살아온 최씨가 경마 승부조작으로 구속될 지경에 처하자 이를 비관,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석연치 않은 점도 많아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경마장비리에 대한 검찰의 전면적 수사가 시작되면서 최씨의 드러난 혐의는 경마브로커 김택씨(34·전 영동백화점사장)에게 자신이 관리하는 말의 우승여부를 미리 알려주는 대가로 2천3백만원을 받아왔다는 것이다.

지난 22일 검찰에 소환됐던 최씨는 오랜 부인끝에 범행을 자백했으나 워낙 「충격적」인 부정을 저지른 다른 경마브로커·조교사등에 밀려 「구속 2순위」에 해당되면서 잠시 풀려난뒤 『모든게 끝났다』며 몹시 괴로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청양에서 국민학교만 졸업하고 무작정 상경,뚝섬경마장 마필관리인에게 배고픔을 호소해 심부름꾼으로 취직하면서 경마장에 발을 들여 놓은 최씨는 56년 꿈에 그리던 정식 기수로 등록,한때는 최고의 전적을 올리는 1등기수로 떠올랐었다.

이후 73년 마필관리인과 기수를 거느리고 출전마를 관장하는 영예의 조교사로 입지한 최씨는 조교사·기수등으로 구성된 「조기단」의 부단장까지 맡아왔다.

최씨의 자살에는 「경마인생」에 먹칠을 했다는 자책감 때문이라는 분석외에도 검찰수사가 조기단 전체로 확산되는데 대한 위기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평소 경마장 「대부」로 불려온 최씨는 『나와 같이 생사를 같이 한분,나하나로 이런 일이 끝났으면 한다』『첫째도 단결,단결 외에는 죽음뿐이다』라는 내용의 유서를 통해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하는 듯한 여운을 남겼다.

조교사는 특히 경마출전신청을 할 말의 선발권을 쥐고 있어 아무리 뛰어난 기수라도 조교사의 눈에 벗어나면 말을 타기 힘든 게 현실이다.

경마장 주변에는 이때문에 자연히 조교사를 매수하려는 유혹이 그치지 않고 있으며 조교사들이 거액의 로비자금에 연루됐다는 진정등이 꼬리를 물고 있다.

경마계주변에서는 이같은 조교사들의 경마비리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마사회측이 내년7월부터 시행하려는 「개인마주(마주)제」를 앞두고 비리와 관련된 조교사들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이번 검찰수사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 최씨가 「대항자살」을 한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어 주목되고 있다.

즉 조교사를 개인마주에 소속시키는 「개인마주제」시행을 계기로 마사회가 자신들의 「비밀」을 알고있는 일부조교사들을 비리척결이라는 명분으로 도태시키려고 검찰에 제보한 것으로 최씨가 판단,이를 경고하기위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다는 것이다.<박성원기자>
1992-09-2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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