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대표의 「재벌해체론」 그후(사설)

정 대표의 「재벌해체론」 그후(사설)

입력 1992-05-16 00:00
수정 1992-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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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국민당대표의 재벌해체발언은 국내 재벌에 대한 논의를 증폭시키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정대표의 발언이후 그 진의를 놓고 정치계와 경제계가 나름대로의 해석과 논평을 내놓고 있다.정치계는 대선을 앞둔 「정치적 계산」으로 평가하면서 『정대표가 발언의 진실성을 담보·증명하기 위해서는 현대그룹부터 자진하여 해체해야 할 것』이라고 제의했다.

재계일부에서는 『현대그룹의 실상과 미래상을 감안한 치밀한 계산에서 나온 타산적인 발언』으로 보고 있다.현대그룹은 정전명예회장의 실제와 2세들에게 그룹계열회사 경영이 분리되어있기 때문에 재벌해체론을 내세워 다른 재벌들의 경영분리를 유도하려는 것으로 경제계는 분석하고 있다.

정주영대표의 발언 진의가 대선을 앞둔 정치적 계산에 의한 것이든 아니면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재벌을 겨냥한 것이든 간에 그 파장은 상당한 반응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경제계에서는 정대표의 발언을 재벌의 재벌해체 주장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정치계에서는 기존 정치권의 정경유착을 공격하는 수단 내지는 국민들의 재벌에 대한 사시적 여론을 계산한 발언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재벌해체론의 당사자인 재벌뿐 아니라 정치계까지 이번 논쟁에 끌어들임으로써 해체논쟁은 대선을 앞두고 핫 이슈로 부상할 공산이 매우 크다.게다가 재계는 최근 정부의 경제력집중완화 시책을 「신산업정책」으로 보고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벌의 경제력집중문제는 그 자체가 파생시키고 있는 폐해때문에 완화를 위한 정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그러나 자본주의체제아래서 기존의 경제체제나 기업경영의 틀을 물리적 조치를 통해서 해체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경제력 집중을 완화 또는 해소하는 1차적인 처방은 재벌계열회사간 상호출자와 상호지급보증의 억제를 통해서 계열사들의 독립경영체제를 유도하는 것이다.뿐만아니라 그룹내 계열기업가운데 막대한 흑자를 낸 기업의 순이익을 줄이고 그 대신 적자를 낸 기업쪽으로 이익금을 돌려놓는 분식결산 등의 기업회계 비이가 시정되어야 한다.

재벌그룹들이 그룹계열사간의 재무상태를 한눈으로 볼수 있는 연결 재무제표작성에 극력 반대하고 있는 이유는 계열기업간의 자금이동을 은폐시키려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국민당의 정대표가 진정으로 재벌을 해체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면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상호지급보증 동결은 물론이고 대주주들이 빌려쓴 가지급금을 솔선해서 상환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단기적인 조치들과 병행하여 중·장기적으로 재벌그룹 기업들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자기혁신이 있어야 한다.또 산업과 김융은 물론이고 언론에까지 참여하려는 업종다변화,즉 문어발식 경영확대에 대한 기업주들의 집념 내지는 관념이 불식되어야 할 것이다.물리적인 재벌해체가 아닌 자기혁신에 의한 경영구조의 혁신이 필요한 것이다.
1992-05-1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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