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평통자문회의」 개회사<요지>

노 대통령 「평통자문회의」 개회사<요지>

입력 1992-05-13 00:00
수정 1992-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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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사이 의미없는 군사대결 하루빨리 청산해야”

나라 안팎으로 통일의 환경이 익어 가고 있는 가운데 민주평통자문회의 5차 지역회의가 열리게된 것을 뜻깊게 생각합니다.지난해 7월 제5기 「민주평통」이 새롭게 출범한 이후 우리의 통일운동에는 새로운 지평이 열렸습니다.

지난 2월 남북이 함께 발효시킨 「기본합의서」와 「비핵화선언」은 지난 40여년간 대결의 평행선을 달려온 남북관계가 공존공영의 새시대로 접어 들었음을 뜻합니다.이제 우리는 겨레에게 숱한 고난을 안겨준 분단을 우리 힘으로 극복하여 이 세기 안에 통일된 나라를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 분단은 외세에 의한 것이었지만 통일은 반드시 우리의 손으로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 모두의 신념입니다.

지난 4년동안 우리는 실로 혁명적이라할 수 있는 대변혁을 지켜 보았습니다.전후 40여년동안 세계를 지배해 온 냉전체제가 무너지고 공산독재체제가 세계 곳곳에서 붕괴되었습니다.

독일은 통일을 이루었고 소연방은 해체되었습니다.

세계는 냉전의 낡은 질서를 대체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화해·협력하는 하나의 세계를 향해 나라와 나라사이의 벽을 헐고 있으나 다른 한편에서는 민족과 지역의 이익을 위해 새로 벽을 쌓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지역패권주의와 국가리기주의가 머리를 들고있고,지역분쟁의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동북아시아의 여러나라들도 새로운 질서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우리 겨레의 앞날에 기회와 도전이 함께 주어진 지금,남북이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관계를 발전시키기로 한 것은 다행한 일입니다.

남북합의서의 실천은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일에서 부터 시작됩니다.

남과 북은 이러한 약속에 배치되는 모든 행동을 중지해야 합니다.서로를 존중하는 가운데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공동체를 이루어 나가는데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남북은 의미없는 군사적 대결상태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기 위한 조치를 서둘러야 할 것입니다.

서로의 군사적 실상을 있는 그대로 공개해야 하며,이를 상호 검증하고 우발적 충돌을 방지할 수 있는 정보교환 체제를 확립해야 합니다.

상호주의 원칙과 합리적 충분성의 개념을 바탕으로,지나친 군비를 줄여 나가야 하겠습니다.

둘로 나누어진 민족사회를 하나의 민족사회로 복원하는 것도 우리가 먼저 해야할 과제입니다.

남북으로 흩어진 가족의 상봉과 재결합이 우선되어야 합니다.남북한이 지난 7차 고위급회담에서 오는 광복절에 비록 제한된 인원이지만 이산가족의 상호방문을 실현하기로 합의한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남북간의 이러한 인적 교류는 여러방면에서 이루어지고 제한없는 의사소통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이와 함께 민족사회 전체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인간적 가치실현의 토대를 튼튼히 하기 위하여 남과 북은 함께 번영을 나눌 경제권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서로 교류와 협력을 활발히 추진하여 겨레가 가진 자원과 경험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국경없는 국제경쟁 시대에 대처해야 합니다.

한반도의 핵문제를 남과 북이 자주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겨레의 안전과 자존을 지키는 명예로운 길입니다.북한이 핵안전조치협정을 비준하고 빠른 시일안에 국제사찰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남과 북은 비핵화공동선언에서 합의한 대로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차질없이 추진하며,이를 확인하기 위한 상호사찰을 하루 빨리 실시하여야 할 것입니다.

오늘의 세계에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모든 인류가 추구하는 보편적인 가치가 되었습니다.80년대 세계의 민주화 운동을 선두에서 이끌었던 한국은 그 가운데 가장 성공적으로 민주주의를 이룬 나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민주화와 국제화로 사회경제적 환경이 급속히 바뀌는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의 경제규모와 국민소득은 지난 4년동안 두배이상 늘어났습니다.

이제 90년대 안에 국민소득 1만달러,1만5천달러를 차례로 달성하여 선진국을 이루고,남북을 가르는 철조망을 걷어내어 통일된 나라를 만드는 것이 우리앞에 놓인 시대적 과제입니다.

이 모든 소망을 이루어 21세기 겨레의 영광을 구현하기 위한 우리의 힘찬 전진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1992-05-1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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