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유명사 표기/이동하 문학평론가·서울시립대교수(굄돌)

중국고유명사 표기/이동하 문학평론가·서울시립대교수(굄돌)

이동하 기자 기자
입력 1992-04-24 00:00
수정 1992-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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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들어와 우리사회에서는 동양문화의 유산에 내재된 가치를 새롭게 탐구하는 작업이 우리의 오늘과 내일을 보다 창조적인 것으로 만드는데 필수불가결하다라는 인식아래 중국의 사상이나 문학에 대하여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또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된다.솔직이 밝히자면 나 자신도 그러한 사람 중의 하나이다.그런데 중국의 사상과 문학에 대하여 관심을 갖고 조금씩 공부를 해온 비전문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나는 우리나라의 중국 전문가들에게 한 가지 간곡하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그것은 중국사람 아무개의 이름이나 중국 땅 어떤 곳의 이름을 아무 생각없이 우리식 발음대로 표기하는 습관을 버리고 원음을 충실히 살려 표기하는 일에 중국 전문가들이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으로 앞장서달라는 부탁이다.오늘날의 실정을 보면 「소동파」를 소동파,「유비」를 유비,「적벽」을 적벽이라고 표기하는 낡은 관습을,중국 전문가들 가운데 대부분이 그냥 답습하고 있다.이래서는 안 된다.지금까지 조상대대로 그렇게 해왔던 것은 되물릴 수 없는 노릇이지마는 그것이 조상대대로 내려온 관습이라 하여 명백한 오류임에 의문의 여지가 없는 것을 앞으로도 반드시 계승해가야 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중국사람과 중국 땅의 이름이 모두 중국 발음으로 표기되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그 사람이나 그 땅의 진짜 이름이기 때문이다.그리고 이런 진짜 이름을 살려주는 태도가 우리들 사이에서 정착될 때에만 우리는 중국의 사상이나 문학이 오늘의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를 가지며 어떠한 기여를 할 수 있는가를 냉철하고 객관적인 안목으로 재어볼 능력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을 「소동파」나 「유비」나 「적벽」의 중국어 발음이 무엇인지도 전혀 모르는 나같은 비전문가가 어떻게 해볼 수는 없다.다시 말하지만 중국전문가들이 앞장서주어야 한다.

1992-04-2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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