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탁선거」를 우려하며…/양동안 정신문화연 교수·정치학(특별기고)

「혼탁선거」를 우려하며…/양동안 정신문화연 교수·정치학(특별기고)

입력 1992-02-22 00:00
수정 1992-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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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의회민주정치에 있어서 3대 정치경쟁수단중의 하나이다.다른 두개의 경쟁수단은 사상이나 정책으로 표현되는 대의명분과 조직이다.돈은 이처럼 중요한 정치경쟁 수단이기는 하지만 의회민주정치가 정상적으로 되기 위해서는 정치경쟁 수단으로서의 돈의 비중과 효과는 최소화되어야 한다.의회민주정치가 국민에 의한 정치,국민을 위한 정치,그리고 생산적인 정치로 되려면 대의명분이 가장 우선적 수단이 되고 그 다음이 조직,맨 마지막이 돈이어야 한다.다시 말해서 돈이 정치경쟁의 수단으로 이용되기는 하더라도 그 이용이 철저히 억제되어야 하고 사용되는 돈의 규모가 최소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돈과 정치가 본질적으로 상치관계에 있기 때문이다.돈은 사익을 추구하는데 반해 정치는 공익을 추구한다.돈은 이윤의 극대화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강자에 아첨하고 약자를 착취하는 「부강억약」의 속성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정치는 정의구현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도와주는 「억강부약」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그리고 돈은 정주영현대그룹 소유주가 5공 청문회에서 말했던 바와 같이 시류에 무조건 편승하는 것인데 반해 정치는 잘못된 시류를 바르게 고쳐잡아야 할 임무를 가지고 있다.

이처럼 돈과 정치가 본질적 상치관계에 있기 때문에 정치에 있어서 돈은 필요악으로 간주되어 정치경쟁에 어쩔 수 없이 이용은 하되 그 비중과 효과는 최소화해야 하는 것이다.요컨대 돈과 정치는 먼거리에 있을수록 서로 좋은 것이다.

돈과 정치간의 상치관계를 무시하고 돈이 정치에 남용되거나 돈이 아예 정치권력을 장악하게 되면 돈을 버리게 될뿐만 아니라 정치까지 망치게된다.정치가 돈을 통제해야 하는 것인데 돈이 정치를 통제하게 되니 정치가 제대로 될리 없다.

정치가 그릇되지 않고 본래의 사명을 다하려면,정치는 대의명분 위주로 해야 하며 돈으로 해서는 안된다.정치는 돈을 적게 사용하는 정치일수록 바른 정치가 되며,돈을 경멸할 수 있는 정치인만이 바른 정치를 할 수 있다.

사회가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근년들어 이나라에서는 정치경쟁수단으로서의 돈의 비중과 효과가 지나치게 확대되고 있다.국회의원선거에서의 당락이,오당삼락이니 하는 식으로,입후보자가 뿌린 돈의 액수에 의해 좌우되고,각정당의 지역구공천에서는 자금조달능력여부가 극히 중요한 기준이 되고있다.또한 기업을 해서거나 부동산투기를 해서거나 퇴폐유흥업을 해서거나 간에 돈깨나 번 사람들이 「돈 많이 벌었으니 정치 한번 해보자」「돈으로 안될게 뭐있느냐」는 생각에서 지역구공천이나 전국구공천을 사서 금배지를 노리고 있다.

또 재벌들은 거액의 정치자금으로 정치권력을 매수하여 자기들의 돈을 더 벌게 하거나 이미 벌어놓은 돈을 보호하는데 권력을 이용하려한다.심지어 이나라 최대의 재벌이 돈을 가지고 정당을 만들어서 직접 정권을 장악해보겠다고 나서는 세계의회민주정치사상 유례없는 해괴한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런 일들은 모두 이나라 정치가 「돈에 의한 정치」로 전락해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증후들이다.그러한 증후 가운데 가장 심각한 증후는 재벌들이 거액의 정치헌금으로 정치권력을 매수하려 하는 것과 국내최대재벌이 정당을만들어 정권장악(비록 실현가능성이 극히 희박할지라도)에 나선 일이다.

재벌들은 거액의 정치헌금을 내면서 「불우이웃돕기에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변명한다.그러나 재벌들의 그러한 변명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거짓말이다.그들이 진정으로 불우이웃 돕기를 희망한다면 거액의 정치헌금을 낼 것이 아니라 그들의 가장 가까이 있는 불우이웃인 자기 기업체나 하청업체 근로자들의 임금인상과 복지향상에 돈을 써야 했을 것이고 탈세를 하지 말고 양심대로 법대로 세금을 국가에 바쳤어야 했을 것이고 불우이웃돕기 성금에 정치헌금보다 더 많은 액수의 돈을 냈어야 했을 것이다.

국내 최대재벌의 소유주인 정주영씨는 돈으로 정당을 만들면서 「중산층과 서민대중을 위한 정치를 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한다.그러나 정씨의 그러한 주장은 고양이가 생선가게 잘 지키겠다고 하는 것만큼이나 이치에 맞지 않는 거짓말이다.설혹 정씨 자신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그의 돈은 그의 말을 거짓말로 만들 것이다.그가 진실로 중산층과 서민대중을 위하고 싶다면 정당을 만들고 선거하는데 막대한 돈을 뿌릴 것이 아니라,현대그룹산하 기업체들이 만들어 내는 각종 상품의 가격을 내리고 현대그룹 노동자들의 복지를 증대하고,현대그룹이 짊어지고 있는 은행빚과 외채를 갚는데 그 돈을 써야 할 것이다.

재벌들이 거짓말을 해가면서 거액의 정치헌금을 내고 국내최대재벌인 정주영씨 일가가 거짓된 명분을 내세우면서 정당을 만드는 사태 등으로 인해 이나라 정치가 「돈에 의한 정치」라는 최악의 나락으로 곤두박질친다면 이미 위기상황에 처해 있는 이 나라의 장래는 더욱 암담해질 것이 틀림없다.우리 정치는 마침내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돈(즉,부자들)을 위한 정치」로 전락할 것이며,정치와 돈간의 본질적 상치관계가 무시된 채 양자가 뒤엉킴으로써 정치와 경제가 다같이 망하게 될 것이다.

김용일 서울시의원, 2026년 서대문구 신년인사회 참석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에서 의정활동하고 있는 김용일 의원(서대문구 제4선거구, 국민의힘)은 지난 15일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2026 서대문구 신년인사회 및 신년음악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을 비롯해 주민과 직능단체 대표, 지역 소상공인, 각계 인사 등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오 시장은 “내부순환로, 북부간선도로를 지하화하는 ‘강북횡단 지하고속도로’를 비롯해 서부선 경전철, 서대문구 56개 구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재개발·재건축도 하루빨리 착공할 수 있도록 더 착실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형 키즈카페, 서울런, 손목닥터9988 등 서울시민 삶을 더 빛나게 할 정책을 비롯해 강북 지역에 투자를 집중하는 ‘다시 강북전성시대’로 서대문구 전성시대도 함께 열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라고 밝혔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또한 “서부선 경전철 사업이 올해 말에 착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강북횡단선을 포함 2033년 내부순환도로를 철거하고 지하고속도로를 만들어 편리한 교통 체계를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서대문구 선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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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애써 이룩해 놓은 경제성장과 많은 대가를 지불한 끝에 도래된 민주화를 다같이 좌절시키지 않으려면 정치지도자들과 정당들과 정주영씨를 비롯한 돈많은 사람들,그리고 국민이 다같이 「돈에 의한정치」현상을 반성하여 돈과 정치를 좀 더 멀리 떨어지게 만드는 분별력을 발휘해야 할 때이다.
1992-02-2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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