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연주단 초청 과당경쟁/개런티만 올려 놓았다(공연)

외국연주단 초청 과당경쟁/개런티만 올려 놓았다(공연)

서동철 기자 기자
입력 1992-01-23 00:00
수정 1992-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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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공연사 앞다퉈 거액 「몸값」 지불/각국 매니저도 “한국은 봉” 웃돈요구 일쑤

최근 해외연주단체의 내한이 폭증함에 따라 우리 공연시장의 위상이 국제무대에서 크게 높아지고 있으나 비례해서 부작용도 심해지고 있어 과당경쟁 등의 자제가 요청되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홍콩의 엑셀시오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아시아공연예술매니저회의에 참석한 국내 공연기획자들은 각국 연주단체의 매니저들로 부터 관심의 표적이 되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회의에 참석했던 한 공연기획자는 『각국의 매니저들이 지난 해 한국에서 있었던 대형공연의 잇따른 성공에 이어 올해도 엄청난 수의 대형단체가 초청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더라』면서 『그들의 관심이 이제는 일본보다 한국쪽에 쏠리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연주단체의 매니저들이 한국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한국이 단독초청이 가능한 시장으로 성장함에 따라 일본의 횡포를 막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일본의 공연시장은 한 연주단체가 보통 10회 이상의 공연을 가질 만큼 넓은 반면 아시아권의 다른 나라는 1∼2회에 그쳐 한 단체가 아시아순회공연을 가지려면 일본의 매니저에 「도매금으로」일괄해서 공연권을 넘기는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과 개별 계약이 가능해지고 대만과도 곧 가능해질 것으로 보여 이미 큰소리치던 일본 매니저의 콧대가 크게 꺾였다는 후문이다.

이 회의도 당초 83년 창설 당시에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권 나라의 공연기획자들이 협력해 일본의 전횡을 막아보자는 취지로 창설된 것으로 처음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던 일본이 각국에 독자적인 시장이 형성될 기미가 보이자 지난 87년 로비끝에 간신히 회원국이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모임의 성격탓인지 이번 회의 프로그램의 하나인 「회원국간의 대화」에서 일본은 한국에 자신들이 중심이 되 우리측에 상당한 재량권을 주는 방식의 연주단체 초청을 권유한 반면 대만은 일본을 완전히 배제시킨 가운데 한국과 대만 양측의 협력에 의한 독자적 초청을 강력히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아시아공연시장을 주름잡던 일본의 역할이 쇠퇴하자 이번 회의에는 아시아권국가들인 정회원국 외에 미국과 러시아연방·영국·이탈리아 등 「음악강대국」의 메니저들이 소속음악가와 단체를 소개하는 팸플릿과 비디오테이프 등을 챙겨들고 옵서버자격으로 대거 참가해 「공연수요자」들과 활발한 접촉을 벌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개인공연기획자와 언론사의 공연담당자,KBS교향악단과 서울시향의 기획담당자,대전세계박람회 조직위원회의 기획담당자 등 20명이 참가했다.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외국의 매니저들과 접촉한 결과 우리 공연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따른 부작용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음을 느꼈다고 한다.

지난해 플라시도 도밍고 독창회등 몇몇 대형공연에서 지나친 개런티가 지급되었다는 사실이 이미 널리 알려져 웬만한 지명도가 있는 성악가의 경우 그에 비례하는 엄청난 가격을 부르는가 하면 기악의 경우도 다른 아시아권 국가에 비해 높은 개런티를 요구하는 경우가 잦아졌다는 것이다.또 국내 공연기획자들의 경쟁상황을 교묘히 이용하는 끼워팔기와 개런티의차등제시 등 불공정거래사례까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렇게 해서 유치된 대형공연이 많아짐에 따라 청중은 한정되어 있음에도 비슷한 성격의 연주일정이 겹치거나 이어져 주최자의 출혈은 물론 청중들도 경제적 부담을 느끼거나 꼭 보고싶은 공연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히 나타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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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따라 국내 공연기획자들은 지난해 구성됐으나 활동이 거의 없었던 한국공연예술매니저협회를 활성화시켜 초청공연에 대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서동철 기자>
1992-01-2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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