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올해주제(정치개혁 이룩하자:7)

서울신문 올해주제(정치개혁 이룩하자:7)

입력 1992-01-17 00:00
수정 1992-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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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선진화를 위한 긴급제언/“망국병” 지역이기주의

요즈음 「지역 이기주의」라는 말이 전사회적으로 유행하고 있다.우리는 지역이기주의란 말에 의해서 자신이 태어났거나 살고 있는 지역을 사고의 중심축으로 삼아 행동하는 것을 지칭하고 있는 것같다.

왜 지역이기주의가 문제가 되는 것인가.현대사회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상호 충돌하고 있는 복잡한 사회이다.현대사회는 농어민의 문제,교육문제,노동자문제,공해문제,경제발전의 문제 등 이루 헤아리기 힘든 많은 문제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이러한 문제들의 대부분은 지역적인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의 문제인 것은 자명하다.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대부분의 중요한 문제들이 지역적인 사고 또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이라면 당연히 그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는 국가적인 차원의 사고에서 찾아질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오늘날 가장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 농촌문제를보자.농촌경제 문제의 핵심은 수입개방에 관련된 국가적인 차원의 정책에 크게 달려 있다.따라서 농촌문제의 해결을위해서는 지역을 초월한 국가적인 차원의 계획과 전략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전라도나 경상도 농민을 분리해서 생각해서는 농촌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오늘날 문제시되고 있는 쓰레기 하치장 설치 문제도 마찬가지이다.지역이기주의에 입각해서 자기 고장에 쓰레기 하치장의 설치를 반대하고 있다.만일 그러한 주장을 받아 들인다면 매일 생겨나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처리할 곳이 없어지고 말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는 많은 문제들이 지역적인 사고방식에 근거해서 해결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지역주의적인 사고방식이 사회에 만연되어 가고 있는 것은 왜 그럴까.

그 1차적인 책임은 정치권에 있다.지난 13대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선거과정에서 지역성을 강조하는 후보자들의 선거전략에 의거하여 지역주의 정당이 출현하였고,그 결과 유권자들은 지역주의적 투표를 강요당하고 말았다.그후 유권자들의 지역주의 성향은 광역의회 선거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었고,오늘날의 한국정치는 지역주의 정치로 전락한 느낌이 든다.

어떻게 그러한 지역주의적 성향을 탈피할 수 있을 것인가.먼저 지역주의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이 있는 정치인들의 대오 각성이 요청된다.지역주의에 호소하여 유권자들의 표를 긁어 모으려는 정치인들의 시대착오적인 발상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정치인들은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직시하고,그러한 문제들의 해결을 위한 처방과 정책을 가지고 상호 경쟁하여야 할 것이다.그러나 아직도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정치구조와 정치인들의 행태에 비추어 볼 때,정치권에 먼저 탈 지역주의 성향을 기대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 예상된다.따라서 유권자들에게 그러한 정치인들을 다시는 뽑아주지 말자는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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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들은 더 이상 지역주의 감정에 호소하는 입후보자나 정당을 지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우리 사회에 산적해 있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고 그러한 정책을 순조롭게 추진할 수 있는 입후보자나 정당을 지지해야 할 것이다.결국 유권자들의 의식혁명 없이는 지역주의적 정치성향은 없어지기 힘들며,결과적으로 우리사회에 만연되고 있는 지역이기주의라는 현상은 근절되기 힘들 것이다.우리는 올해 국회의원과 대통령선거를 치러야 한다.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망국적인 지역 이기주의의 탈피를 위한 단합된 의지를 분명히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이남영교수 숙명여대·정치학>
1992-01-1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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