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원자탄·핵미사일… 핵 공포 없앤다”

“사라지는 원자탄·핵미사일… 핵 공포 없앤다”

김호준 기자 기자
입력 1991-09-29 00:00
수정 1991-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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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대통령 연설 요지/전략폭격기 공중경계 해제/ICBM 현대화계획 취소

최근의 소련사태와 동구변화는 세계에 군사위협이 확실히 종식됐음을 인식하게 했다.

따라서 미국은 미군의 방어전략을 전면수정할 필요에 직면했다.

본인은 미국이 전세계에 걸쳐 보유하고 있는 지상발사단거리핵무기의 전면 제거를 지시한다.

미국은 핵폭탄과 단거리 탄두미사일을 모두 회수,폐기할 것이다.미국은 그러나 유럽에 효과적인 핵 공중수송능력은 보유할 것이다.

미국은 핵폭탄과 단거리 탄두미사일은 물론 핵탄두대공방어미사일및 핵지뢰와 같은 위협적인 무기를 폐기하도록 소련측에 요구했다.

미국은 전함·공격용잠수함·지상배치 해군항공기적재핵무기등을 모두 철수할 것이다.

이것은 미국전함과 잠수함및 항공모함에 적재된 토마호크 크루즈미사일의 전면제거를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전함은 전술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게 된다.

이들지상및 해상배치 핵탄두들은 상당수 폐기될 것이며 나머지는 위기상황에 쓸수있도록 미본토에 안전하게 배치할 것이다.본인은 지난 7월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과 함께 서명한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을 계속적인 군축의 발판으로 활용할때가 됐다고 믿는다.

첫째,본인은 모든 전략폭격기에 대한 비상대기태세를 취소하도록 명령했다.이에 상응하는 조치로 소련에 이동식 미사일을 군기지내에만 배치할 것을 요청한다.

둘째,미국은 START에 따라 감축대상이 돼 있는 모든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의 비상대기태세를 즉시 취소할 것이며 START가 비준될 경우 7년에 걸친 감축기간을 더욱 줄일 것이다.소련에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한다.

셋째,이동식 대형 또는 소형 ICBM 개발계획을 취소한다.단탄두 ICBM 현대화 계획만이 계속 추진될 것이다.소련도 다탄두 ICBM 개발계획을 모두 취소하고 미국처럼 단탄두 ICBM 현대화계획만을 추진할 것을 요구한다.

넷째,전략폭격기 적재용으로 개발중인 단거리 핵공격미사일 계획을 취소한다.

다섯째,이상과 같은 전략 핵무기 감축의 결과로 미국은 전략핵전력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지휘체계를 재정비할 것이다.

현재미국은 해군이 잠수함 핵억지력을,공군이 폭격기와 지상배치 미사일을 통제하고 있다.앞으로 단일 지휘체계는 가능한한 단일화될 것이다.이 일환으로 본인은 체니 국방장관과 합동참모본부가 마련한 미전략사령부사령관 휘하로 해군·공군의 핵전력을 통합시키는 계획을 승인했다.

◎미 전술핵 감축 의미/「탈냉전」에 맞춰 새 세계질서 태동/소련도 긍정 반응… 구체적 조치 뒤따를듯

조지 부시 미대통령의 대규모 핵감축 선언은 1950년대초 미소간에 핵무기 경쟁이 시작된 이래 가장 폭넓고 포괄적인 미핵전략의 변화를 나타내는 것이다.

부시의 새로운 핵감축 선언은 냉전시대에 창설된 미국의 핵군사력을 재편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부시의 선언에 따라 미국은 앞으로 과거 동서대결의 일선에 배치했던 핵무기 가운데 유용성과 통제력이 가장 적은 무기들을 파괴하거나 철수시키게 된다.

부시의 제안은 기존 무기의 폐기외에 전략핵폭격기 탑재 단거리공격 핵미사일을 신형으로 교체하려던 계획의 취소도 포함하고 있다.수주전까지만 해도 미정부 관리들은이 계획이 유럽 방위를 위해 아주 중요하다고 주장했었다.

부시의 제안은 유럽 정치인들이 점점 목청을 높이고 있는 「유럽대륙내 지상핵무기 제거」주장을 수용한 것이다.

부시는 또 지상배치 다단투 핵미사일 전면폐기협정을 조기 타결짓자고 제의함으로써 미측이 가장 위협적으로 보고 있는 소련 SS­18미사일에 대한 폐기협상을 소련측에 요구했다.

SS­18미사일은 미사일당 각기 다른 표적을 향한 10개의 핵탄두가 장착돼 있다.이처럼 탄두를 많이 장착하는 것이 처음엔 전략적 이점을 높이고 탄도미사일의 가격을 낮추는 조치로 보였지만 지금은 핵전쟁의 위험성을 높이는 전략적 실책으로 간주되고 있다.

부시는 수백대의 장거리 폭격기와 미사일의 경계태세를 해제함으로써 워싱턴이 1949년 이후 모스크바를 향해 겨누었던 핵 권총의 방아쇠를 세계의 변화에 따라 잠그고 있음을 과시했다.

따라서 부시의 핵감축 선언과 이에따른 세계적인 전술핵 금지조치 구상은 비핵보유국의 핵무기개발을 저지하면서 미소의 핵독립과 핵우위를 고수하겠다는 속셈으로도 풀이된다.

미국은 신형핵무기의 감축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그러나 부시의 이번 선언에는 소련에 대해 핵무기의 즉각적이고 일방적인 감축과 장기 감축의 약속을 내놓을만큼 소련이 크게 변했다는 것이 기본 전제로 깔려 있다.

대소 대결에 대한 미정부의 우려가 감소됐다는 사실은 해상 함정및 잠수함의 전술핵무기와 관련한 부시의 결정에 잘 나타나 있다.한때 미해군의 전시전략에서 이 핵무기들은 소련함정을 소련 항구내 또는 근역에서 사냥하는 결정적인 요소로 간주됐다.

부시는 소련측도 바로 시작될 미국측의 일방적 핵 감축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줄 것과,다른 군축협상에도 합류해줄 것을 촉구했다.미국은 소련이 상응조치를 취할 경우 소련내 정치적 혼란의 와중에서 소규모 이동 전술핵무기가 그릇된 수중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고위관리들은 소련측이 어떤 약속을 전해온 바는 없다고 밝히고 미측은 즉각적으로 일방 핵감축을 실천에 옮길 것이나 소련측이 상응조치에 나서지 않을 경우 일부 계획은 변경될 수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김호준특파원>

◎동북아에 미칠 영향/북한 핵 사찰 수용에 결정적 압력/중·소등 호응 있어야 한반도 비핵화 가능

부시 미 대통령이 28일 모든 지상및 해상전술핵무기를 철수·폐기하겠다고 밝힌 것은 국제안보는 물론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안보상황에도 엄청난 변화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한미양국은 주한미군의 핵무기보유여부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않는다는 NCND정책을 펴고 있지만 이날 부시대통령의 핵전력감축계획발표에 따라 주한미군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음을 밝히는 것은 시간문제라 할수 있다.그 시기는 앞으로 1∼2년내의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정부내 안보문제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여기에는 미국의 획기적 감축계획에 대한 소련·중국등 핵무기보유국들의 호응과 북한의 핵무기개발 포기및 핵사찰 이행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함은 물론이다.

주한미군의 핵무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천명된 뒤에도 한미양국간 방위및 안보관계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왜냐하면 미국의 새로운 핵정책에도 불구,주한미군은 계속 유지될뿐 아니라 걸프전에서 드러났듯이 재래식 무기로도 국지전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바로 이 점은 미국이 전술핵무기를 철수·폐기하고자하는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또한 전략핵무기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등에 의해 우리나라는 여전히 미국의 핵우산 아래에 있다고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설명했다.그러나 미국의 대한핵우산은 전술핵무기가 모두 철수·폐기되는 이상 실질적 의미보다는 선언적 의미를 갖는다고 분석된다.

미국의 새 핵정책은 북한의 핵개발저지및 핵사찰 수용에 직접적으로 연계되지는 않지만 결정적인 압력으로 작용할 것임에 틀림없다.북한은 그동안 핵사찰의 전제 조건으로 주한미군 핵무기철수를 내세웠지만 더이상 핵사찰을 연기할 명분을 상실했다.따라서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을 수용하는 것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핵사찰을 받고 남한내 핵무기가 없음이 천명되면 남북한간 군비축소및 신뢰구축 문제에 대한 논의와 협상도가속화될것같다.

한반도의 비핵화가 이룩되면 궁극적으로 동북아의 비핵지대화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한반도의 비핵지대화는 한반도에 사정권을 두고 있는 중소등 핵무기 보유국의 합의가 있어야 가능하다.소련은 미국의 발표에 즉각적인 지지의사를 밝혔으며 한반도의 비핵지대화를 벌써부터 주장해 왔다.

미국은 전술핵무기의 철수가 한반도의 비핵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그러나 미국의 목표가 궁극적으로는 전술핵의 포기에 있는 만큼 비핵화의 길은 필연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주변 핵무기보유 강대국들은 일본의 핵무기개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하고 있기 때문에 남북한을 포함한 동북아의 비핵지대화 논의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박정현기자>
1991-09-2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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