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권」·「타락」 처음부터 차단해야(사설)

「금권」·「타락」 처음부터 차단해야(사설)

입력 1991-05-31 00:00
수정 1991-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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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의회의원 선거일자가 공고되기 전인데도 매우 심상찮은 분위기가 일고 있는 듯하다. 벌써부터 전국 도처에서 타락 불법사례가 빚어지고 있고 금권·탈법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여당의 한 의원이 얼마전 광역의회 진출 희망자들로부터 이른바 「공천사례금」을 받았다고 해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야당의 어떤 의원은 당의 공천후보자 선정에 불만을 갖는 듯한 입장을 밝히고 중이 싫으면 절을 떠난다며 탈당을 했다. 제도정치권의 이런 몇몇 사례들이 선거의 공명성에 대해 깊은 회의를 갖게 한다.

그뿐 아니다. 각 정당 공천후보들의 사전선거운동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선거구민들에게 금품을 돌리다 적발된 사람이 있고 호별방문을 통한 입당권유,당원단합대회를 빙자한 선심공세 등 혼탁의 양상이 적잖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의 선거경험에 비추어 각 정당의 입후보자가 공천발표되면 사실상 선거전의 막은 오르게 된다. 그러나 이번 광역의회선거의 경우 선거과정 전체의 공명성에 심각한영향을 미칠 갖가지 사전사례가 너무 많이 빚어져 여간 걱정되는 게 아니다. 그같은 타락현상이 실정법의 규제와 유권자 및 후보자의 각성에 의해 초기단계로부터 차단되지 않는다면 선거 자체가 큰 손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기초의회선거에 이은 또 한차례 지자제선거의 바람직한 정착을 위해 모든 선거주체들이 단단한 각오를 다져야 할 것이다.

우선 가장 먼저 사라져야 할 것이 금권타락 풍조이다. 공천과정에서의 금품수수에서부터 금권타락 현상은 나타나고 있다. 광역의회선거는 기초의회와 달리 정당이 개입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때문에 여야를 막론하고 당선 가능성이 큰 지역에서는 유난히 금품수수가 성행했던 것 같다.

정치권은 이번 광역선거를 내년초의 국회의원총선거의 전초전으로 여겨 총력을 쏟을 각오로 있고 그에 따라 전당력을 동원하게 될 것이다. 사전조직점검,당원동향파악,유권자성향분석 등 정상적인 지구당 운영에만도 막대한 자금이 드는 판에 선거가 겹치고 보면 어느 정당 간부의 표현대로 있는 돈을 모두 쓰고 또 더 없어서 못쓸지경인 것이다. 무슨 돈이라도 쓰고 본다는 얘기다.

물론 정치자금 동원에 있어서는 여야의 위치와 입장이 다르다. 그러나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그 막대한 정치자금이나 선거경비를 일부이기는 하지만 후보자들로부터 염출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이다.

그것은 쉽게 말해 매관매직과 다르지 않다. 공천과정에서부터 그렇다면 결국 타락선거의 악순환은 불을 보듯 뻔하다.

돈으로 공천을 따낸 후보자는 당선을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할 것이고 만약 그가 광역의회에 진출한다면 역시 선거과정에서 쓴 돈을 벌충하기 위해서,오히려 그보다 더 얻어내기 위해 부정을 저지를 게 틀림없다. 그리되면 그야말로 풀뿌리민주주의는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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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보다 중요한 것은 유권자의 깨어 있는 의식이다. 금권과 불법·탈법에 의한 거래형태나 부정개입도 결국은 이와 관련돼 있다. 유권자의 의식이라는 토양이 건전하다면 부정불법의 소지는 싹부터 차단될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믿고자 하는 것이다.
1991-05-3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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