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질성 극복의 몸부림… 이기백특파원 현지보고/통일이후의 독일:2

이질성 극복의 몸부림… 이기백특파원 현지보고/통일이후의 독일:2

이기백 기자 기자
입력 1991-05-08 00:00
수정 1991-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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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독지역 「토지소유권」 다툼 치열 서독의 원주인들/“내땅 돌려 달라” 요구/국가 “공매 후 현 소유자에도 보상 마땅”

독일정부는 최근 구동독지역의 개인소유 부동산에 대한 원주인의 우선권을 인정,이들 부동산의 처분시 혜택을 주기로 했다. 통일 후 구동독지역의 부동산 처분방안을 놓고 진통 끝에 내린 결정이지만 아직도 반발이 높아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미지수이다.

구동독지역의 개인소유 부동산으로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소련군이 점령하고 있던 1945년부터 49년까지 국가소유가 된 주택·상점·농경지 등은 모두 1백만여 건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10월 동서독이 통일될 때까지만 해도 이들 부동산은 조건없이 원주인들에게 반환될 것으로 예상돼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었다.

그러나 독일정부는 통일이 이루어 진 뒤 이들 부동산의 처분을 구동독 국가재산의 신탁판매를 맡은 트로이한트에 위탁,부동산 원소유자들에게는 매각대금에서 소유토지 면적·지가 등을 참작해 일정 금액으로 보상할 방침을 세움으로써 이들을 실망케했다.

그러나최근 통일과 더불어 연방정부에 편입된 작센 안할트주정부의 겔트기스 총리는 『여러 가지 사연이 얽혀 있는 개인 부동산을 트로이한트가 처분해 원소유자들에게는 일정금액만을 보상하고 원래의 부동산을 재취득할 수 있는 길을 원척적으로 막는다는 것은 모순』이라며 트로이한트가 공매시 원소유자들에게 취득 우선권을 주는 동시에 가격도 유리하게 해 원래 소유자들이 자신의 땅을 되찾을 수 있는 길을 터주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같은 기스 총리의 주장은 통일독일에 편입된 구동독지역의 나머지 4개주에서도 큰 호응을 불러일으켜 어떠한 형태로든지 원소유자들에게 혜택을 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게 됐다.

이같은 여론이 일자 연방정부의 크라우스 킨켈 법무장관은 『트로이한트는 처분과정에서 구동독지역 부동산 원소유자들에게 유리하도록 고려해야 한다』고 밝혀 부동산 소유자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지난해 10월 동서독이 통일될 때만 해도 이들 부동산 소유자들은 재산을 되돌려 받을 것으로 알고 일제 신고를 했으며 통일이가져다준 행운에 감사했다.

그러나 통일 뒤 독일정부는 이들 부동산을 트로이한트에 위탁처분할 방침을 굳혔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분단 40여 년이 지난 뒤 원소유자들에게 그대로 되돌려줄 때 그 동안 토지가 도로·공원 등으로 바뀌었거나 공공건물이 들어서 있을 경우 이들 토지의 소유자는 보상받을 길이 없기 때문이다.

또 구동독정부로부터 이들 부동산을 배정받아 이용해온 사람들에게도 무조건 나가라고만 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트로이한트로 하여금 이들 부동산을 공매케 한 뒤 그 재원으로 현재의 이용자들에게도 생계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었다.

이같은 정부의 방침에 따라 부동산을 되찾을 수 없게 된 원소유자들은 크게 반발,송사사태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들은 대대로 물려받은 토지를 재취득하는 것이 목적이지 보상금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그러나 지난 1월 칼스루헤법정은 토지반환 소송판결에서 『개인의 재산을 보장하는 것이 정부의 의무이기는 하나 분단과 통일이라는 과정에서 정부가 통일의 혜택을 국민 각자에게 골고루 돌아가도록 하기 위한 조처는 불가피하기 때문에 위법으로 볼 수 없다』고 원소유자에게 패소판결을 내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정부가 토지처분시 트로이한트로 하여금 원래 소유자들에게 재취득 우선권을 주고 가격면에서도 혜택을 주도록 추진하고 있는 것은 통일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국민의 재산권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배려여서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구동독의 국가소유기업의 민영화와 관리를 맡고 있는 트로이한트는 지난 4월말까지 처분대상 8천여 개 중 1천3백개를 매각해 민영화작업이 예상보다 지지부진함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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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05-0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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