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공작보다 국내문제에 더 간여/사회 각분야에 침투… 막강한 영향력 행사
KGB(소련국가보안위원회)가 더욱 막강해지고 있다. 소련 사회가 혼란의 와중에 빠지면서 KGB가 권력의 중심무대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KGB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많은 권한을 가지고 정치·경제 뿐만아니라 소련사회 각부문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내무부 소관이었던 경제사범이나 조직범죄분야까지 KGB가 담당하도록 했다.
일부 비평가들은 보수적인 KGB가 소련의 개혁정책을 저지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사실은 KGB가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 정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KGB와 고르바초프는 페레스트로이카 없이는 소련의 발전이 불가능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미국의 안보·정보·검찰을 비롯,서로 다른 25개 정부조직의 기능을 함께 가지고 있는 KGB는 40만∼70만명 정도의 요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KGB는 22만명의 국경수비대와 소련 정규군 수개 전투사단의 지휘권을 가지고 있다.
전 KGB장성이었던 올레그 칼루긴은 KGB는 모스크바에만 미국의 FBI와 CIA의 해외공작원 보다도 더 많은 수의 요원들을 배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KGB 요원들은 높은 임금과 윤택한 생활이 보장되기 때문에 소련사회에서 인기가 높다.
KGB는 소련공산당 및 군부와 함께 소련사회를 지탱하는 3각축중의 하나이다. 많은 서방인들은 KGB를 대외정보기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치가 않다. 경제적 혼란과 인종분규가 악화되면서 KGB는 오히려 국내문제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국가안보를 책임진다는 명분으로 더많은 권한을 부여받은 KGB는 조직범죄,마약밀매자,밀수꾼 검거 및 테러방지,인종분규지역에서의 치안유지,외국 스파이활동 억제 등 다양한 일을 맡고 있다.
KGB는 또 서방국가들과 무역이나 기업활동을 하는 소련기업가들에게 조언을 하기도 하며 식료품의 안전한 유통을 위해 유통부문에 간여하기도 한다. KGB는 공해문제도 다루고 있다. KGB는 최근 우랄지역에 있는 공업지대 바슈크리아의 일부가 공해로 사람이 살수 없는 죽음의 지역으로 바뀌고있다고 경고했다.
KGB는 이같이 사회 각부문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스탈린시대 공포정치의 대명사로 악명을 떨쳤던 과거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KGB는 공포의 대명사라는 오명을 씻고 보다 시민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과거 어느때보다도 공개적이며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펴고 있다. KGB는 인권유린으로 악명을 떨쳤던 제5부도 해체했다.
KGB 지도자들은 TV 토크쇼에 나가 까다로운 질문에 대해서도 성실히 대답하려고 노력하고 산업현장에서 노동자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지난해 가을에는 최초로 「미스 KGB」가 선발되기도 했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KGB가 외형적으로는 바뀌고 있으나 본질은 하나도 변한것이 없다고 비난한다. 칼루긴은 『소련인들이 KGB에 대해 과거 보다는 훨씬 적은 공포감을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KGB는 여전히 사회각부문에 깊숙이 간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자유주의자들은 고르바초프가 급진개혁파들의 입지를 약화시키기 위해 KGB를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그들은 또 KGB가 일부 인종분규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 의장 보리스 옐친은 자신의 사무실에 KGB 도청장치가 설치돼 있다고 KGB를 비난했다. KGB는 그러나 옐친 사무실에 있는 통신장비는 지난 81년 설치된 통신보안용이라며 옐친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발레리 사비츠키 법학교수는 새로 입안된 KGB법은 『위험스러울 정도로 애매하며 사실상 무한정의 권한을 KGB에게 부여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KGB는 국가안보라는 명분으로 사실상 입법기능까지 가지고 있다고 사비츠키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KGB는 아직도 베일에 가린채 「국가중의 국가」로 존재한다고 말했다.<이창순기자>
KGB(소련국가보안위원회)가 더욱 막강해지고 있다. 소련 사회가 혼란의 와중에 빠지면서 KGB가 권력의 중심무대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KGB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많은 권한을 가지고 정치·경제 뿐만아니라 소련사회 각부문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내무부 소관이었던 경제사범이나 조직범죄분야까지 KGB가 담당하도록 했다.
일부 비평가들은 보수적인 KGB가 소련의 개혁정책을 저지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사실은 KGB가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 정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KGB와 고르바초프는 페레스트로이카 없이는 소련의 발전이 불가능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미국의 안보·정보·검찰을 비롯,서로 다른 25개 정부조직의 기능을 함께 가지고 있는 KGB는 40만∼70만명 정도의 요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KGB는 22만명의 국경수비대와 소련 정규군 수개 전투사단의 지휘권을 가지고 있다.
전 KGB장성이었던 올레그 칼루긴은 KGB는 모스크바에만 미국의 FBI와 CIA의 해외공작원 보다도 더 많은 수의 요원들을 배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KGB 요원들은 높은 임금과 윤택한 생활이 보장되기 때문에 소련사회에서 인기가 높다.
KGB는 소련공산당 및 군부와 함께 소련사회를 지탱하는 3각축중의 하나이다. 많은 서방인들은 KGB를 대외정보기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치가 않다. 경제적 혼란과 인종분규가 악화되면서 KGB는 오히려 국내문제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국가안보를 책임진다는 명분으로 더많은 권한을 부여받은 KGB는 조직범죄,마약밀매자,밀수꾼 검거 및 테러방지,인종분규지역에서의 치안유지,외국 스파이활동 억제 등 다양한 일을 맡고 있다.
KGB는 또 서방국가들과 무역이나 기업활동을 하는 소련기업가들에게 조언을 하기도 하며 식료품의 안전한 유통을 위해 유통부문에 간여하기도 한다. KGB는 공해문제도 다루고 있다. KGB는 최근 우랄지역에 있는 공업지대 바슈크리아의 일부가 공해로 사람이 살수 없는 죽음의 지역으로 바뀌고있다고 경고했다.
KGB는 이같이 사회 각부문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스탈린시대 공포정치의 대명사로 악명을 떨쳤던 과거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KGB는 공포의 대명사라는 오명을 씻고 보다 시민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과거 어느때보다도 공개적이며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펴고 있다. KGB는 인권유린으로 악명을 떨쳤던 제5부도 해체했다.
KGB 지도자들은 TV 토크쇼에 나가 까다로운 질문에 대해서도 성실히 대답하려고 노력하고 산업현장에서 노동자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지난해 가을에는 최초로 「미스 KGB」가 선발되기도 했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KGB가 외형적으로는 바뀌고 있으나 본질은 하나도 변한것이 없다고 비난한다. 칼루긴은 『소련인들이 KGB에 대해 과거 보다는 훨씬 적은 공포감을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KGB는 여전히 사회각부문에 깊숙이 간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자유주의자들은 고르바초프가 급진개혁파들의 입지를 약화시키기 위해 KGB를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그들은 또 KGB가 일부 인종분규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 의장 보리스 옐친은 자신의 사무실에 KGB 도청장치가 설치돼 있다고 KGB를 비난했다. KGB는 그러나 옐친 사무실에 있는 통신장비는 지난 81년 설치된 통신보안용이라며 옐친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발레리 사비츠키 법학교수는 새로 입안된 KGB법은 『위험스러울 정도로 애매하며 사실상 무한정의 권한을 KGB에게 부여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KGB는 국가안보라는 명분으로 사실상 입법기능까지 가지고 있다고 사비츠키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KGB는 아직도 베일에 가린채 「국가중의 국가」로 존재한다고 말했다.<이창순기자>
1991-03-2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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