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집의 크기와 욕구(사설)

건전한 집의 크기와 욕구(사설)

입력 1991-02-06 00:00
수정 1991-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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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의미있고 흥미있는 통계비교 작업을 했다. 공식자료를 통해 서울집과 도쿄집들의 평수별 소유현황을 분석해 본 것이 그것이다. 89년말까지의 현황에서 도쿄의 주택크기 평균은 18평이고 서울집의 평균은 28평이다. 그동안 상식적인 말로서 해오던 이야기는 있다. 도쿄에서는 40세가 되었을 때 12평의 집을 마련하면 성공한 샐러리맨으로 본다,그러나 왜 우리는 직장도 불안정한 20대가 결혼을 하면서 즉시 30평짜리 아파트를 바라는가,이런 것이 가장 사회를 불안케 만들 수 있는 가치관의 오류일 수 있다고 지적하는 관점이 있어 왔다.

이제 이 지적을 구체적 수치로 보는 느낌은 착잡하다. 평균면적 28평이 너무 큰 것이 아니냐라는 문제는 아니다. 주거수준을 연구하는 전문분야의 합의된 견해에 따르자면 「1인당 주거면적이 2.5평 이하일 때 입주자의 정신적·육체적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며,가구별 1인당 면적이 4.2평 미만이면 개인적 및 가족적인 거주의 융통성을 보장할 수 없다」가 정설이다. 세계가족협회의 권유기준에도 1인당 4.0평부터 5.4평까지가 지켜져야할 적정치로 나와 있다. 5인가족 기준으로 볼 때 20평은 되는게 좋고 27평까지도 그다지 큰 집으로 볼 수는 없다.

이번 비교자료에서 심각한 것은 큰집과 작은 집들의 비율이다. 전용면적기준으로 도쿄의 집들은 31평 이상 14.7%,21평 이하 60.4%임에 비해 서울의 집들은 29평 이상 35.0%,19평 이하 30.8%로 되어 있다. 특히 도쿄의 46평 이상이 4.7%임에 비해 우리는 49평 이상만도 11.4%에 이르고,도쿄의 9평 미만이 29.8%인데 우리의 9평 미만은 단 4%라는 부분이 집소유 욕구에 대한 특수성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이 특수성이 바로 우리의 국가적 난제인 주택수요충족의 가장 본질적이고 해결하기 어려운 핵심적 과제일 수 있다. 모름지기 국가적 주택정책이란 그 첫 항목이 소득이 평균 소득보다 낮은 사람을 위하여 주택건설을 정당화하며 추진하는 것이다. 그래서 국민주택이라는 개념이 생기고 임대주택도 건설하면서 이 저소득층을 위해 특별한 세제 및 정책적 배려를 해가는 것이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자연 고소득층과 평균소득층 이상에서 거의 대부분의 주택을 소유케 된다는 현상이 일어난다. 그러나 우리는 이 이상의 왜곡현상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소득과 관계없이 모든 계층이 보다 큰 집을 우선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현실이 있고 이 큰집들이 또 자산증식의 지름길이라는 구체적 가치를 갖고 있다. 이럴 경우 이 비좁고 한계가 명백한 땅위에서 집짓기정책이란 누구든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전제를 먼저 세울 수 밖에는 없게 된다. 이런 점에서 이미 돌이킬 수 없을만큼 서울집들의 크기는 왜곡돼 있는 것이라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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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진행되고 있는 수서지구 택지특혜사건도 결국 따지자면 이 왜곡된 집의 욕구와 그 정책적 대안이 만들어내고 있는 사례에 불과하다. 평균소득 이상자의 큰 집들에도 저소득층 주택에만 주어져야할 특혜들이 배려되고 이 배려속에서 집의 소유는 계속해서 내가 살집만이 아니라 내가 장사할 수 있는 집들로 변하는 것이다. 집의 크기에 대한 건전한 가치관 세우기에 이제는 더 근원적인 관심이 일어나야 할 것이다.
1991-02-0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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