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리 다툼의 지자제협상/김명서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당리 다툼의 지자제협상/김명서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김명서 기자 기자
입력 1990-12-07 00:00
수정 1990-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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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제선거법협상을 둘러싼 여야간의 갈등은 승패의 논리에만 집착한 이해의 다툼으로 밖에는 설명할 수가 없을 것 같다. 쟁점자체가 풀뿌리 민주주의의 정착이라는 지방자치제의 본래 취지와는 거리가 있는 선거구·비례대표제·선거운동방법 등 지엽말단적인 사안들로 요약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표는 최대한 늘리고 상대방 몫은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여야는 또다시 지루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급할 때면 내세우던 「국민의 이익」과 「국가의 발전」이라는 명분은 찾아볼 수가 없다. 여야 모두가 지금의 다툼이 당리당략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공감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만큼 「갈등의 실상」이 공개되는 대목에 대해서는 상당히 신경쓰는 듯한 눈치다.

그러나 상대의 주장에 대한 반대논리에 귀를 기울여 보면 여야간의 「신경전」이 어느 정도의 수준에서 맴돌고 있는가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민자당은 중선거구제를 하자는 평민당의 주장이 다수의석 획득을 위한 욕심에 불과하다고 일축하고 있다.

평민당이 주장하는 비례대표제도 정치자금 확보를 위한 방편으로 활용하겠다는 속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평민당은 민자당의 소선거구제 주장이 「지역감정」이라는 모순을 극대화시켜 결과적으로 지자제 반대라는 여론확산을 꾀하겠다는 술수로 해석하고 있다. 「일당의회」의 출현을 민자당은 오히려 바라고 있다는 주장이다.

상대에 대한 비난논리이니만큼 확대 재생산된 부분은 있겠지만 양쪽의 줄다리기가 결국 선거전략차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다. 정치발전과도 무관하며 국민의 이해와도 상관이 없다.

본인들은 부인하지만 여기에는 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위원과 김대중 평민당 총재의 차기대권 전략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가능한 자기사람·자기당 사람을 많이 당선시켜 차기 대권도전의 디딤돌로 활용하겠다는 양 김씨의 계산이 협상을 더욱 꼬이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금 상황에서 지자제의 실시를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 반면에 지자제가 실시되면 과연 무슨 실질적 이득이 있는가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지자제 실시에 따른 「수혜대상자」는 「정치꾼」뿐이라는 것이 이 사람들의 기본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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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여야는 표수와 대권의 향방에 얽매여 계속 삐걱거리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빠듯한 정기국회 일정을 며칠씩이나 허비하면서 말이다.
1990-12-0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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