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악범 사형집행의 의미(사설)

흉악범 사형집행의 의미(사설)

입력 1990-12-06 00:00
수정 1990-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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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악범 5명이 교수형으로 사형이 집행됐다. 그런 극약처방이 아니고는 요즘과 같이 빈번한 흉악사건을 근절시킬 수가 없다는 정부의 단호한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양평 일가족 생매장사건,화성 여중생 피살사건,공인회계사 피살사건에서 보듯 끔직한 흉악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교수형이라는 충격요법으로 범죄예방을 기대해보겠다는 의도이다.

지금의 상황은 그럴 수밖에 없을 정도로 심각한 게 사실이다. 강력범들을 엄벌하지 않고는 각종 범죄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여기는 비관적인 시각이 많고 그런데서 강경대응을 많은 사람들은 바라고 있다.

이번의 5명도 인간이기를 스스로 포기한 범죄자들에 틀림없다. 데이트중인 남녀를 강도 강간 후 살인했거나,아버지를 죽였고,약수터에서 여중생을 강간 살해하는 반인륜적이고 반사회적인 범죄를 저질렀다. 여러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사회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이들을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 이런 이유에서 타당성을 갖는다.

그것이 법 집행을 엄격히함으로써법질서를 바로잡겠다는 정부의 민생치안 확립의지에도 합당한 것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어느 정도의 범죄예방도 예상된다는 측면에서 기대 또한 적지 않다. 정부의 대범죄전쟁 선포 이후 범죄의 발생률이 줄어들었고 검거율도 상승추세에 있어 좀더 강경조치가 있게 될 경우 범죄는 더 줄어들게 될 것이 아니냐는 판단이 가능한 데서도 그러하다.

그러나 사형집행이라는 극약처방만으로는 지금의 범죄전쟁에서 이겨낼 수가 없다는 한계성을 지적하고 싶다. 근본대책이 없는 강경조치만으로는 일시적인 효과는 있겠으나 바람직한 범죄의 억제나 근절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사형집행이 오히려 범죄자들을 더욱 자극시켜 극도의 흉포화를 부채질할 우려가 없지 않다는 사형비판론자들의 소리도 귀기울일 가치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지금은 어떻게 해서든 범죄를 예방하고 흉포화를 막아야 한다는 절대적인 필요성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사형집행이 문제가 있다 해도 예방에 효과적이라면 그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고 법정 최고형의 징벌,격리수용 주장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범죄예방을 위한 근본대책을 다시 논의·점검하고 마련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공권력의 강경대응이 있어왔으나 범죄예방에 절대적인 우리 모두의 자구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범죄추방에 우리가 할일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학교주변의 정화를 위해 유해환경은 정리되어야 하는데도 현실은 여전한 상태이고 숨어버린 조직폭력배들은 한 명도 못 잡고 있다. 폭력·외설물은 계속 판을 치고 있고 과소비도 여전하다. 그것뿐인가. 사회지도층의 솔선은 말뿐 오히려 탈선이 문제가 되고 있는 요즘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 다시 정부와 각 단체가 범죄추방에 앞장서고 전국민적인 호응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번의 흉악범 사형집행이 그나마 범죄예방에 기여하고 전국민의 범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또 한 번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1990-12-0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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