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제 와해위험 극소화에 전력/“한중 접근 저지 불가” 인식한 듯/장기적으론 「남북공존」 방식 택할 듯
북한의 대남 평화공세가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분단 45년 만에 처음으로 연형묵정무원총리 등 공식대표단을 서울에 파견,역사적인 제1차 남북고위급회담을 가졌던 북한은 19일 황병기교수(이대) 등 17명의 우리측 음악인 기자들의 방북에 따른 신변보장을 책임지겠다고 통보해오는 한편 남북한 축구대표팀간의 친선경기 개최를 제의하는 등 분단 이후 가장 적극적이며 유화적인 대남자세를 취하고 있다.
더욱이 오는 10월16일에는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이 평양에서 열리게 돼 있어 범민족통일음악회(18∼24일),남북 축구친선경기(14일) 등 3개의 주목할 만한 행사가 10월중 평양에서 잇따라 개최될 것으로 보여 남북 관계개선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북한이 보여주고 있는 이같은 태도 돌변의 속셈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대부분의 북한문제전문가들은 북한이 현재 취하고 있는 적극적인 대남 유화제스처는이제까지의 경직된 모습과는 크게 달라진 것으로 장기적인 측면에서 남북 관계의 진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그러나 그 진의는 좀더 시간이 지나야 분명히 밝혀질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들이 제시하고 있는 분석은 두가지. 하나는 북한이 개혁과 개방을 요구하는 외부,특히 소련과 중국의 압력에 더이상 저항할 수 없는 한계상황에 이르렀으며 이 결과 북한 스스로도 어떤 형태로든 변화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 인식을 갖게 됐고 이같은 현실인식을 토대로 대남자세의 변화를 꾀하게 됐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분석은 북한이 직면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으로는 본질적인 변화를 추구할 수 없기 때문에 최근에 나온 일련의 유화적인 대남제스처는 한소 수교와 한국의 유엔 단독가입 저지라는 당면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인 수단일 뿐 이라는 것이다.
유석렬교수(외교안보연구원)는 『한소 수교가 이뤄지면 소련무기를 수입하지 않겠다는 정무원 기관지 「민주조선」의 논평,북한ㆍ소외무장관회담에서 보여준 김영남외교부장의 반발등 북한은 소련의 개방압력에 강력히 저항하고 나섰으나 결과는 보다 강력한 압력만을 불러왔을 뿐』이라고 지적하고 『북한은 한소 수교,더 나아가 아시안게임 이후 예상되는 한중 관계개선을 더이상 저지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북한은 이제까지의 반발과 저항을 자제하고 앞으로 북한체제에 밀어닥칠 개방과 개혁의 물결에 맞서 어떻게 하는 것이 체제와해의 위협을 최소화하는가 하는 문제에 골몰하게 됐고 이같은 결과로 적극적인 평화공세를 취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최근 대외정치에 있어서도 주체사상이나 남조선 혁명론을 강조하기보다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거듭 강조하고 「인민중심의 정책」을 우선하고 있는데 이는 앞으로 예상되는 개혁과 개방에 따른 북한주민의 반응에 북한의 집권층이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북한은 시간이 지날수록 보다 구체적인 정책전환을 시도할 것이며 대남관계에 있어서도 평화공존을 추구할 수밖에 없고 기존의 연방제 통일방안의의미 또한 남조선 해방전술이 아닌 체제공론적 성격으로 바뀔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반해 윤병익교수(통일연수원)는 『남북한의 체제공존과 이를 바탕으로 한 교류 증진은 곧 북한체제의 붕괴를 가져올 뿐이라고 믿고 있는 북한이 대남정책의 실질적인 변화를 꾀한다는 것은 기대할 수 없다』면서 북한이 보이고 있는 최근의 태도변화는 단지 한소 수교의 지연 또는 한국의 유엔 단독가입 저지라는 당면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몸부림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한소 수교 또는 한국의 유엔 단독가입은 「하나의 조선」을 추구해온 북한의 대남정책을 송두리째 흔드는 것으로 북한은 이의 저지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김창순씨(북한문제연구소 이사장)는 모든 상황이 바뀌는데 자신만이 변화를 거부할 때 얻는 것은 고립뿐이기 때문에 북한은 이같은 상황논리에 밀려 변화를 내외에 과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해방 이후 45년간 북한을 지배해온 김일성과 그 통치집단이 엄존해 있는 한 협상이 변한다 해도본질은 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전략적 이익을 위한 전술적 후퇴라는 측면에서 유연한 자세를 보여줌으로써 북한체제가 결코 무조건적으로 개방을 외면하고 있지 않다는 식의 정치적 유연성을 대외적으로 인식시킬 수 있다는 선전적 효과를 위해 본질을 고수한 채 외형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보이고 있는 일련의 태도 변화는 결국 장기적인 측면에서 남북 관계의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게 김창순씨의 주장이다.<김인철기자>
북한의 대남 평화공세가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분단 45년 만에 처음으로 연형묵정무원총리 등 공식대표단을 서울에 파견,역사적인 제1차 남북고위급회담을 가졌던 북한은 19일 황병기교수(이대) 등 17명의 우리측 음악인 기자들의 방북에 따른 신변보장을 책임지겠다고 통보해오는 한편 남북한 축구대표팀간의 친선경기 개최를 제의하는 등 분단 이후 가장 적극적이며 유화적인 대남자세를 취하고 있다.
더욱이 오는 10월16일에는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이 평양에서 열리게 돼 있어 범민족통일음악회(18∼24일),남북 축구친선경기(14일) 등 3개의 주목할 만한 행사가 10월중 평양에서 잇따라 개최될 것으로 보여 남북 관계개선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북한이 보여주고 있는 이같은 태도 돌변의 속셈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대부분의 북한문제전문가들은 북한이 현재 취하고 있는 적극적인 대남 유화제스처는이제까지의 경직된 모습과는 크게 달라진 것으로 장기적인 측면에서 남북 관계의 진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그러나 그 진의는 좀더 시간이 지나야 분명히 밝혀질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들이 제시하고 있는 분석은 두가지. 하나는 북한이 개혁과 개방을 요구하는 외부,특히 소련과 중국의 압력에 더이상 저항할 수 없는 한계상황에 이르렀으며 이 결과 북한 스스로도 어떤 형태로든 변화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 인식을 갖게 됐고 이같은 현실인식을 토대로 대남자세의 변화를 꾀하게 됐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분석은 북한이 직면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으로는 본질적인 변화를 추구할 수 없기 때문에 최근에 나온 일련의 유화적인 대남제스처는 한소 수교와 한국의 유엔 단독가입 저지라는 당면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인 수단일 뿐 이라는 것이다.
유석렬교수(외교안보연구원)는 『한소 수교가 이뤄지면 소련무기를 수입하지 않겠다는 정무원 기관지 「민주조선」의 논평,북한ㆍ소외무장관회담에서 보여준 김영남외교부장의 반발등 북한은 소련의 개방압력에 강력히 저항하고 나섰으나 결과는 보다 강력한 압력만을 불러왔을 뿐』이라고 지적하고 『북한은 한소 수교,더 나아가 아시안게임 이후 예상되는 한중 관계개선을 더이상 저지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북한은 이제까지의 반발과 저항을 자제하고 앞으로 북한체제에 밀어닥칠 개방과 개혁의 물결에 맞서 어떻게 하는 것이 체제와해의 위협을 최소화하는가 하는 문제에 골몰하게 됐고 이같은 결과로 적극적인 평화공세를 취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최근 대외정치에 있어서도 주체사상이나 남조선 혁명론을 강조하기보다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거듭 강조하고 「인민중심의 정책」을 우선하고 있는데 이는 앞으로 예상되는 개혁과 개방에 따른 북한주민의 반응에 북한의 집권층이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북한은 시간이 지날수록 보다 구체적인 정책전환을 시도할 것이며 대남관계에 있어서도 평화공존을 추구할 수밖에 없고 기존의 연방제 통일방안의의미 또한 남조선 해방전술이 아닌 체제공론적 성격으로 바뀔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반해 윤병익교수(통일연수원)는 『남북한의 체제공존과 이를 바탕으로 한 교류 증진은 곧 북한체제의 붕괴를 가져올 뿐이라고 믿고 있는 북한이 대남정책의 실질적인 변화를 꾀한다는 것은 기대할 수 없다』면서 북한이 보이고 있는 최근의 태도변화는 단지 한소 수교의 지연 또는 한국의 유엔 단독가입 저지라는 당면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몸부림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한소 수교 또는 한국의 유엔 단독가입은 「하나의 조선」을 추구해온 북한의 대남정책을 송두리째 흔드는 것으로 북한은 이의 저지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김창순씨(북한문제연구소 이사장)는 모든 상황이 바뀌는데 자신만이 변화를 거부할 때 얻는 것은 고립뿐이기 때문에 북한은 이같은 상황논리에 밀려 변화를 내외에 과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해방 이후 45년간 북한을 지배해온 김일성과 그 통치집단이 엄존해 있는 한 협상이 변한다 해도본질은 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전략적 이익을 위한 전술적 후퇴라는 측면에서 유연한 자세를 보여줌으로써 북한체제가 결코 무조건적으로 개방을 외면하고 있지 않다는 식의 정치적 유연성을 대외적으로 인식시킬 수 있다는 선전적 효과를 위해 본질을 고수한 채 외형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보이고 있는 일련의 태도 변화는 결국 장기적인 측면에서 남북 관계의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게 김창순씨의 주장이다.<김인철기자>
1990-09-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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