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ㆍ“단일”… 남북 주장 여전히 평행선/“대표권 교대로 행사” 북측,억지논리 일관/「결의권 합의」도 사실상 불가능
남북한의 유엔가입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8일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 실무대표들 간의 첫 접촉은 다시한번 유엔가입에 대한 남북 쌍방의 현격한 시각차를 보여줬다.
이날 접촉에서 북한측은 지난 5일 제1차 고위급회담 기조연설에서 밝힌 대로 『단일의석 유엔공동가입안이 현실적 측면에서 당위성이 있다』는 기본입장 아래 올 유엔총회에 남북한이 단일의석 유엔가입을 공동으로 신청하자고 공식제의,종전 주장을 되풀이 했다.
반면 우리측은 북한측 안은 유엔헌장과 국제관행 등에 비추어 볼 때 실현 가능성이 없는 비현실적ㆍ비합리적인 방안이라는 지적과 함께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이 한반도의 긴장완화 및 평화통일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일관된 입장을 피력해 의견 접근에 실패했다.
특히 이번 접촉에 임하는 남북 쌍방의 자세 또한 밑바닥부터 사뭇 달랐던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측은 1차 고위급회담에서의 합의에 따라 북한측으로부터 북측의 단일의석 공동가입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듣는 만남으로 이번 접촉의 성격을 축소,규정했으나 북한측은 남한측이 자신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번 접촉에 응했다고 보고 이를 고위급회담의 부문별 회담으로까지 확대 해석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북한측이 이번 접촉을 「대표회담」으로 호칭한다는 사실은 그만큼 북한이 유엔가입문제에 얼마나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가를 잘 나타낸다.
물론 북한은 이날 단일의석 유엔가입 실현을 위한 대표권 및 결의권 행사,단일의석명칭 및 깃발,의무이행 등 나름대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는 했다.
북한은 대표권문제와 관련,남북이 1개월 또는 그 이상의 기간을 주기로 대표권을 번갈아가며 공동으로 행사하자고 주장하면서 결의권행사는 남북간에 합의된 문제들에 대해서만 찬부를 표시하되 미합의사항에 관해서는 기권으로 처리할 것을 제의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측의 이같은 대안은 남북간의 현실을 놓고 볼 때 상당히 비현실적일 수밖에 없다.
우선 북한측 주장대로 대표권을 행사할 경우 40년 넘게 대결구조를 유지해온 남북한의 서로 다른 정책이나 이익이 유엔총회 및 산하위원회 등에서 단일하게 대표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허울에 지나지 않는 유명무실한 대표권일 수밖에 없다는 게 공통적인 분석이다.
또한 남북이 서로 합의해 결의권과 발언권을 행사하자고 주장한 것도 가장 기본적인 이산가족들의 남북왕래마저도 거부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사사건건 비교효과적인 논쟁만 있을 뿐이지 합의도출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볼 수 있다.
가령 유엔 안보리의 「대이라크 군사ㆍ경제제재조치」에 대한 동참여부와 같은 초미의 현안이 발생했을 때 사태를 보는 남북한의 입장이 너무나도 다를 경우 결의권 행사는 어렵게 되고 이같은 일이 자주 나타나면 유엔회원국으로서의 기능수행에 엄청난 문제점을 야기할 소지가 크며 다른 회원국으로부터도 비웃음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북한 우방인 중ㆍ소마저도 단일의석 공동가입 안을 별로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것이 저간의 현실이다.
우리측은 이번에도 동서독과 남북 예멘을 예로 들며 서로간에 실체를 인정하는 가운데 통일이 될 때까지 과도적인 조치로 동시가입을 실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바로 이것만이 분단고착화가 아닌 평화통일로 향한 대장정의 커다란 길목을 마련해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더욱이 남북한이 15개 유엔 산하 전문기구 등 많은 국제기구에 가입해 있고 세계 84개국과 동시수교를 맺고 있다는 현실은 이제 남북 쌍방이 상호 체제를 인정해야만 하는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유엔가입문제는 기본적으로 남북문제와는 별도의 개념으로 파악하고 있는 정부로서는 고위급 회담의 지속적인 개최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일단 실무대표 접촉에는 응했지만 북한측이 계속해서 자신들의 엉뚱한 논리수용만을 고집한 채 동시가입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우리만의 유엔가입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외무부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북한측은 동시가입을 수용할 경우 「2개 조선 반대」라는 기존논리를 전면 폐기해야 하는 엄청난 시련을 겪어야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도저히 받아 들이기가 힘들다.
결국 이번 접촉에서도 드러났듯이 쌍방간의 뚜렷한 입장차이로 인해 유엔가입문제는 어떠한 결말없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계속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우리측은 이번 접촉을 계기로 중소가 그동안 우리의 유엔가입 거부 이유로 내세운 「당사국간 협의부족」을 제거하는 소득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한종태기자>
남북한의 유엔가입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8일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 실무대표들 간의 첫 접촉은 다시한번 유엔가입에 대한 남북 쌍방의 현격한 시각차를 보여줬다.
이날 접촉에서 북한측은 지난 5일 제1차 고위급회담 기조연설에서 밝힌 대로 『단일의석 유엔공동가입안이 현실적 측면에서 당위성이 있다』는 기본입장 아래 올 유엔총회에 남북한이 단일의석 유엔가입을 공동으로 신청하자고 공식제의,종전 주장을 되풀이 했다.
반면 우리측은 북한측 안은 유엔헌장과 국제관행 등에 비추어 볼 때 실현 가능성이 없는 비현실적ㆍ비합리적인 방안이라는 지적과 함께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이 한반도의 긴장완화 및 평화통일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일관된 입장을 피력해 의견 접근에 실패했다.
특히 이번 접촉에 임하는 남북 쌍방의 자세 또한 밑바닥부터 사뭇 달랐던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측은 1차 고위급회담에서의 합의에 따라 북한측으로부터 북측의 단일의석 공동가입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듣는 만남으로 이번 접촉의 성격을 축소,규정했으나 북한측은 남한측이 자신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번 접촉에 응했다고 보고 이를 고위급회담의 부문별 회담으로까지 확대 해석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북한측이 이번 접촉을 「대표회담」으로 호칭한다는 사실은 그만큼 북한이 유엔가입문제에 얼마나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가를 잘 나타낸다.
물론 북한은 이날 단일의석 유엔가입 실현을 위한 대표권 및 결의권 행사,단일의석명칭 및 깃발,의무이행 등 나름대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는 했다.
북한은 대표권문제와 관련,남북이 1개월 또는 그 이상의 기간을 주기로 대표권을 번갈아가며 공동으로 행사하자고 주장하면서 결의권행사는 남북간에 합의된 문제들에 대해서만 찬부를 표시하되 미합의사항에 관해서는 기권으로 처리할 것을 제의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측의 이같은 대안은 남북간의 현실을 놓고 볼 때 상당히 비현실적일 수밖에 없다.
우선 북한측 주장대로 대표권을 행사할 경우 40년 넘게 대결구조를 유지해온 남북한의 서로 다른 정책이나 이익이 유엔총회 및 산하위원회 등에서 단일하게 대표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허울에 지나지 않는 유명무실한 대표권일 수밖에 없다는 게 공통적인 분석이다.
또한 남북이 서로 합의해 결의권과 발언권을 행사하자고 주장한 것도 가장 기본적인 이산가족들의 남북왕래마저도 거부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사사건건 비교효과적인 논쟁만 있을 뿐이지 합의도출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볼 수 있다.
가령 유엔 안보리의 「대이라크 군사ㆍ경제제재조치」에 대한 동참여부와 같은 초미의 현안이 발생했을 때 사태를 보는 남북한의 입장이 너무나도 다를 경우 결의권 행사는 어렵게 되고 이같은 일이 자주 나타나면 유엔회원국으로서의 기능수행에 엄청난 문제점을 야기할 소지가 크며 다른 회원국으로부터도 비웃음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북한 우방인 중ㆍ소마저도 단일의석 공동가입 안을 별로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것이 저간의 현실이다.
우리측은 이번에도 동서독과 남북 예멘을 예로 들며 서로간에 실체를 인정하는 가운데 통일이 될 때까지 과도적인 조치로 동시가입을 실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바로 이것만이 분단고착화가 아닌 평화통일로 향한 대장정의 커다란 길목을 마련해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더욱이 남북한이 15개 유엔 산하 전문기구 등 많은 국제기구에 가입해 있고 세계 84개국과 동시수교를 맺고 있다는 현실은 이제 남북 쌍방이 상호 체제를 인정해야만 하는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유엔가입문제는 기본적으로 남북문제와는 별도의 개념으로 파악하고 있는 정부로서는 고위급 회담의 지속적인 개최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일단 실무대표 접촉에는 응했지만 북한측이 계속해서 자신들의 엉뚱한 논리수용만을 고집한 채 동시가입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우리만의 유엔가입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외무부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북한측은 동시가입을 수용할 경우 「2개 조선 반대」라는 기존논리를 전면 폐기해야 하는 엄청난 시련을 겪어야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도저히 받아 들이기가 힘들다.
결국 이번 접촉에서도 드러났듯이 쌍방간의 뚜렷한 입장차이로 인해 유엔가입문제는 어떠한 결말없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계속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우리측은 이번 접촉을 계기로 중소가 그동안 우리의 유엔가입 거부 이유로 내세운 「당사국간 협의부족」을 제거하는 소득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한종태기자>
1990-09-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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