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우리딸같은 비극 없어야
『이제 딸애가 납치되기 전과같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만 남았습니다』
K씨(52)는 23일 조간신문에서 「부녀자 5백13명 인신매매」 「구인광고로 유인,사창가 넘겨」라는 제목의 큼지막한 기사를 몇번씩 되읽어본뒤 이렇게 말했다.
K씨의 다섯째딸(18ㆍ여고 3년)은 지난 3월4일 레스토랑의 경리를 구한다는 신문광고를 보고 집을 나섰다가 레스토랑이 아닌 경기도 파주군 「용주골」의 사창가로 팔려 갔었다.
K양의 이야기가 서울신문 4월19일자에 보도되는 등 사회문제화되자 「용주골」의 포주는 은근히 겁이 났던지 『납치된 것이 아니라 자진해서 갔다고 하라. 안그러면 너와 가족들이 다칠 것』이라는 협박과 함께 K양을 풀어줬다.
K양은 이같은 협박이 두려워 경찰조사때도 『납치됐다』는 사실을 밝히지 못했다. 경찰 또한 『K양은 대학입시공부가 지겨워 자진해서 기지촌에 갔다』는 내용으로 사건을 마무리 지어 버렸다.
납치됐던 딸이 비록 몸을 망치고 『너를 아는 사람이 못알아 보고 손님에게 예쁘게 보이도록 해야 한다』는 이유로 포주가 강제로 시킨 엉터리 쌍꺼풀 수술로 염증이 생겨 두눈이 퉁퉁부은채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는 형편이긴 해도 집으로 돌아왔다는 하나만으로 안도하려던 K씨 가정은 다시 손가락질하는 주위의 눈총에 시달려야 했다.
K씨의 딸의 장래를 위해서도 진상을 밝혀야겠다고 결심,검찰에 진정서를 냈다.
K씨의 진정으로 검찰이 K양이 거쳐간 「용주골」,평택 등지의 사창가에 대해 수사를 시작하자 K씨 집에는 『죽이겠다』는 협박전화가 잇따랐다. 새벽1∼2시만 되면 누군가 누르고 달아나는 초인종소리에 온가족이 잠에서 깨어나 공포에 떨기도 했다.
할수 없이 전화번호를 바꾸고 따로 방을 얻어 K양을 피신시켰으며 5녀1남 가운데 막내딸과 아들을 뺀 나머지 딸들은 모두 기숙사나 친척집으로 보내야만 했다.
그러면서도 K씨는 검찰청사주변에서 살다시피하며 딸과 함께 용주골로 수사진을 안내하는 등 수사에 협조했다.
이들의 끈질긴 추적과 협조로 서울지검 서부지청은 22일 마침내 K양을 비롯,무려 5백13명을 납치,사창가에 팔아왔던 인신매매범 4명과 포주 6명을 구속했다.
K양의 이름마저 바꿔야했던 K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 아이는 이미 죽었어,대신 다른 딸 하나를 얻었지…』
『이제 딸애가 납치되기 전과같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만 남았습니다』
K씨(52)는 23일 조간신문에서 「부녀자 5백13명 인신매매」 「구인광고로 유인,사창가 넘겨」라는 제목의 큼지막한 기사를 몇번씩 되읽어본뒤 이렇게 말했다.
K씨의 다섯째딸(18ㆍ여고 3년)은 지난 3월4일 레스토랑의 경리를 구한다는 신문광고를 보고 집을 나섰다가 레스토랑이 아닌 경기도 파주군 「용주골」의 사창가로 팔려 갔었다.
K양의 이야기가 서울신문 4월19일자에 보도되는 등 사회문제화되자 「용주골」의 포주는 은근히 겁이 났던지 『납치된 것이 아니라 자진해서 갔다고 하라. 안그러면 너와 가족들이 다칠 것』이라는 협박과 함께 K양을 풀어줬다.
K양은 이같은 협박이 두려워 경찰조사때도 『납치됐다』는 사실을 밝히지 못했다. 경찰 또한 『K양은 대학입시공부가 지겨워 자진해서 기지촌에 갔다』는 내용으로 사건을 마무리 지어 버렸다.
납치됐던 딸이 비록 몸을 망치고 『너를 아는 사람이 못알아 보고 손님에게 예쁘게 보이도록 해야 한다』는 이유로 포주가 강제로 시킨 엉터리 쌍꺼풀 수술로 염증이 생겨 두눈이 퉁퉁부은채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는 형편이긴 해도 집으로 돌아왔다는 하나만으로 안도하려던 K씨 가정은 다시 손가락질하는 주위의 눈총에 시달려야 했다.
K씨의 딸의 장래를 위해서도 진상을 밝혀야겠다고 결심,검찰에 진정서를 냈다.
K씨의 진정으로 검찰이 K양이 거쳐간 「용주골」,평택 등지의 사창가에 대해 수사를 시작하자 K씨 집에는 『죽이겠다』는 협박전화가 잇따랐다. 새벽1∼2시만 되면 누군가 누르고 달아나는 초인종소리에 온가족이 잠에서 깨어나 공포에 떨기도 했다.
할수 없이 전화번호를 바꾸고 따로 방을 얻어 K양을 피신시켰으며 5녀1남 가운데 막내딸과 아들을 뺀 나머지 딸들은 모두 기숙사나 친척집으로 보내야만 했다.
그러면서도 K씨는 검찰청사주변에서 살다시피하며 딸과 함께 용주골로 수사진을 안내하는 등 수사에 협조했다.
이들의 끈질긴 추적과 협조로 서울지검 서부지청은 22일 마침내 K양을 비롯,무려 5백13명을 납치,사창가에 팔아왔던 인신매매범 4명과 포주 6명을 구속했다.
K양의 이름마저 바꿔야했던 K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 아이는 이미 죽었어,대신 다른 딸 하나를 얻었지…』
1990-08-2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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