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한 예산편성(사설)

바람직한 예산편성(사설)

입력 1990-07-25 00:00
수정 1990-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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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예산편성을 앞두고 팽창예산 시비가 전례가 드물게 열띤 공방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승윤부총리가 지난 23일 『재정기능의 올바른 위상정립이 필요하다』며 『민간부문의 직접적인 생산활동을 제약하고 있는 사회간접자본의 시설확충등 공공투자를 대폭 늘려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키워나가겠다』고 밝힌 것을 계기로 논쟁이 시작되고 있다.

이부총리는 내년도 정부의 일방회계 예산증가율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 수치가 대략 20%이상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올해 예산확대는 지역간·계층간 불균형을 시정하고 국민생활의 기본수요를 확충하기 위한 것이고 내년은 공공투자 확대를 위해서이다. 그러나 사회간접자본 분야의 애로요인을 이유로 재정을 대폭 확대로 끌고 가기는 설득력이 너무 약하다.

80년대를 통하여 13%선 이하에서 운용하던 예산증가율을 20%선으로 거의 배정도 늘리려면 그에 상응하는 타당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 설사 충분한 논거가 있다 하더라도 한두햇동안에 대폭적으로 올리는 것은 옳지 않다. 일시에 대폭적으로 증가시킬 경우 예산편성이 의도하는 바 보다는 예산운용의 낭비 또는 비효율성을 초래하는 게 상례이다.

팽창예산은 결국에 방만한 재정운용이 되고 이것은 인플레를 수반한다. 예산당국은 세입과 세출이 맞떨어지는 균형예산을 편성하기 때문에 인플레를 초래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균형여부는 일반 회계예산뿐이 아니고 특별회계와 기금을 포함한 통합재정수지가 균형을 이룰 때 가려진다. 이 통합수지의 관점에서 보면 내년에도 적자로 짜여질 게 분명하다. 적자는 통화증발을 의미하고,이는 인플레를 초래하게 된다.

만약에 재정부문의 통화증발을 금융부문을 통하여 흡수한다면 인플레는 일어나지 않으나 민간기업의 자금난을 초래하게 된다. 통화증발을 통하지 않은 재정지출은 이자율을 상승시키므로 민간부문의 투자지출을 축소시키는 이른바 구축효과를 야기시킨다. 투자의 효율성이 높은 민간기업투자를 구축하는 것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하여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사회간접자본 시설의 확충 또한 특정연도에 예산을 대폭 늘린다고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이 부문 투자는 장기를 요하는 것이다. 그런데 경기변동 또는 정치적 이유로 언젠가는 예산규모를 축소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어떠한 이유로든 예산축소가 불가피해지게 되면 투자순위 조정에 의하여 일부사업은 계속 시공이 어렵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업방치로 낭비가 초래되고 국민들에게는 정부개발에 대한 불신을 심어 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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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07-2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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